하나님께 받은 선물“사유하는 존재”

  프랑스의 위대한 수학자이면서 철학자인 파스칼(Blaise Pascal)은 그의 저서『팡세』에서,“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사실상 나약한 갈대처럼,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존재임을 역설적으로 간파했다. 그러나 인간만이 유일하게‘생각하는 존재’이기에 환경과 기후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 ‘자신의 형상(Imago Dei)’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땅을 정복하고, 바다와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창 1:27) 그 능력 속에는 도구와 불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더불어 창조하고 모방하여 항상‘새로움’을 개척할 수 있는 사유(思惟)의 능력도부 여 하 셨 다 . 하 나 님 의 모 습(image)을 본떠서 창조된 사람은 다른 종(species, 種)과 큰 차별성을 가진다. 이는 곧‘사유할 수 있는 힘’곧 이성(理性)을 선물로 받게 된 것에 차이의 근간을 이룬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의 힘은 우리들을 인간 본연의 실존(實存)을 지각할 수 있는“사유하는 존재”로만들었다. 하지만 동물의 경우는 실존이 없다. 태어나서 죽는 생물학적인 순환에서 본능으로만 살아갈 뿐이지,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사유의 능력이 결여된 피조물이다.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라는 테마가 수면위로 급부상한 시기는 근대(The Modern Age)로 넘어오면서부터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사유의 실험들은 몇몇 소피스트들에게 국한 되었지만, 근대로 오면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를 맞이하게 된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인 르네 데카르트(ReneDescartes)는『방법서설』에서“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말을 하면서, 사유하는 나를 시작으로 존재하는 나를 이끌어 내었다. 이후 근대는 사유실험의 장(場)을 펼친 시기로 자리 잡았다.

  사유는 곧 존재를 의미한다. 앞서 본 것처럼 동물들의 삶의 양식은 사물을 인지할 뿐이다. 다시 말해 먹이를 먹거나 잠을 취하고 새끼를 낳는 정도의 본능에 앞선 행동이지, '사유한다 (thinking)'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성찰(省察)’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조명하고, 자연의 아름다운 경관을 관찰하면서 미적인 향유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더 나아가 이웃에 대한 사랑과 연민 그리고 배움과 가르침의 ‘지적 유산’을 계승할 수 있게 된것이다. 게다가“인간은 사유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생각의 토지를 개간할 수 있는‘마인드 맵(mind map)’을 갖춘 존재이다. 사유(思惟)라는 교과서적 의미는 개념이나 구성, 추리와 판단을 매개로 행하는 인간의 이성작용을 말한다. 이러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자신의 실존을 인식하고, 궁극적으로는 신(神)의 존재를 알수 있게 된다. 결국 인간이 하나님을 절대자로 여기고 섬길 수 있는 것 또한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사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

  우리는“창조적인 사유의 길”에 접어들면서, 하나님의 피조물로서의 인식은 물론, 겸허함과 순종 그리고 인간의 나약함을 배우게 되었고, 생각의 지도 위에서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고, 문화적이고 종교적인 유산을 남길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우리가‘실존적 상황’에 놓여 있기에, 자신의 가치관을 알고,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낮은 실존적 위치에서‘종교적 인간’으로 승화하는 과정이다. 종교적 인간은“본래적 존재”인 죄인의 모습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곧 죄 사함을 통해‘성결인(聖潔人)’곧‘거룩한 존재’로 거듭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끝으로 우리는 실존적인 존재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가치,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존재론적 가치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풍요롭고 지적인 종교적 유산들을 답습(踏襲)하고, 자연과 더불어 이웃을 보면서“사랑하고 베풀며, 타인(他人)에 대한 배려와 보살핌”까지 생각할 수 있는‘창조적인지평’을 넓혀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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