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는 지난 4월 20일 대선후보 선대위원(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을 초청해 기독교계가 제시한 정책제안에 대해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행사를 마치고 화이팅을 외치는 참석자들.

8천만민족복음화대성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이하 기공협)는 지난 4월 20일 국민일보 CCMM빌딩 루나미엘레컨벤션에서 8천만 민족복음화대성회 교계지도자 초청 조찬 기도회 및‘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조찬기도회, 2부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 3부 조찬 순으로 진행됐다.

1부 조찬기도회는 김원철 목사(8천만 민족복음화대성회 상임준비위원장)의 사회로 시작해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요한복음 8장 31절부터 32절까지를 본문으로‘진리와 자유’라는 제목의설교를 했다. 이어 이동석 김상길 함덕기 목사, 장영백 장로(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정책위원장)의 특별기도가 있은 후 채영남 김선규 전명구 이종승 목사의 축사, 조용기 목사의 축도로 기도회를 마쳤다.

기도회 중간 합심 기도하는 이태희 목사(좌), 이종승 목사(중), 이영훈 목사(우)

이어 제19대 대통령선거 기독교 공공정책 발표회에 들어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 당, 바른정당 대선 후보들은 기독교계가 제시한 △동성혼법제화 반대, △종교인 과세 유보 등의 정책적 제안을‘대부분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공공정책(公共政策, Public Policy)은 정부기관의 장래의 활동 지침과 실제 성취와 목표를 의미하며 기능에 따라 종교정책·문화정책·경제정책·교통정책·통일정책·외교정책 등으로 분류된다.

기공협은 앞서 지난 4월 12일 더불어 민주당(문재인), 자유한국당(홍준표), 국민의 당(안철수), 바른정당(유승민), 정의당(심상정) 등 주요 5개 정당 후보들에게 이와 같은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고 회신을 요청했다.

이날 발표회는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을 제외한 문재인(김진표 의원), 홍준표(안상수 의원), 안철수(문병호 의원), 유승민 후보(이혜훈 의원) 측 각당 선거대책위원회 위원들이 이날 행사에 참석해 기독교 공공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동성애 법제화: ‘반대’는 없어, 그러나 각 당 이해관계에 따라 온도차 느껴져

이날 기공협이 제안한 정책은 10가지였으나 초점은 동성애·동성혼, 차별금지법, 종교인과세 에 집중됐다. 교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는 동성애·동성혼 법제화에 따른 차별금지법이다. 이에 대해 4개 정당 후보는 모두 한 목소리로 반대 의견을 냈다.

문재인 후보를 대신에 발표에 나선 김진표 의원은“동성애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사회적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면서도, 동성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기독교계의 주장에는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종교인 과세 유예’는 공감

또한 김 의원은“현행 교과서에서 동성애, 동성혼을 미화 서술한다는 기독교계의 주장을 경청해 동성애, 동성혼이 민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도록 최대한 노력 하겠다”고 해 타 후보 진영의 예봉을 차단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를 대신해 발표에 나선 문병호 의원은 당초 답변서에서 밝힌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논의부터 시작해 사회적 합의와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현장에서는“동성애·동성혼 법제화 절대 반대”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내 문재인 후보 측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안 후보는 이날 행사 외에도 한 단체에 제출한 정책 답변서에서“성소수자의 인권은 존중돼야 하며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이밖에 홍준표 후보를 대신한 안상수 의원은 “사회적으로 동성혼에 대해 어느 정도 허용이 된다 하더라도 이 부분에 항의할 수 있도록 법제화 되어야 한다”며 “법제화는 물론 동성애·동성혼 자체에 반대 한다”고 했다. 또한 “성적지향 등 문제되는 차별금지 사유가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도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유승민 후보를 대신한 이혜훈 의원은“제발 여기서 각 당 후보들이 밝힌 발표 내용은 그대로 실천되기를 바란다. 후에 발표자 개인의 견해가 덧붙여진 것이라고 발뺌을 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뒤 “헌법에서 혼인은 양성간의 결합임을 명시하고 있다”면서 “어떤 법률도 헌법정신에 위배돼서는 안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종교인 과세 유예·개헌 필요성: 대부분 '공감'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대선후보 측은 기공협이 제시한 다른 정책들에 대해서 “그 필요성을 공감한다”고 했다. 특히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후보 모두 “구체적인 시행 기준 및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당장 시행하기는 어렵다”면서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 측은 “과세 당국이 각 종교, 종단 등과 긴밀히 협의해 소득원천과 지급방법에 대해 상세한 과세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행 유예 등을 검토하겠다”고 한 반면 안철수 후보 측은 “당장 시행하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돼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홍준표 후보 측은“종교인 과세의 시행 유보는 당론이고 협의회가 제시한 정책적 방안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했으며 유승민 후보 측은 “종교인 과세에 앞서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법에 취약한 목회자들을 위해 세무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며 종교인 과세 문제는 지금 당장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현 기자  dsglory@c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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