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 이슈 많아 총회 전 술렁이는 분위기
총회 때 폭력 사탄성 대응하는 평화 영성 가져야

  교단 제103차 성총회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세한교회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는 예년에 비해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슈가 많아 총회 전부터 술렁이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그 이슈들은 지난 15일에 충무교회에서 열린 성결신학포럼의‘NCCK 재 가입’토론회에서 나타났듯이 재 가입찬·반 양론 분열 문제와‘성결원’문제, ‘서울신대 이사’문제, ‘<에스카토스 이브> 공연’문제, 그리고‘총회본부재건축’과‘문준경기념관 건립’과‘교단 공제회관 건립’문제, ‘공제회 운영손실’문제,‘ 100주년위원회’문제,‘ 한국성결신문과 성결인신문의 교단 등록’문제 등이다.

  설상가상으로‘제101차 총회에서 강장로에 대한 교인 제적 사건 판결’에 대한‘제102차 총회 임원회의 장로제적 법적장치 마련키로한 결정’에 반발하여 지난 14일, 중앙교회에서 열린 전국장로회 정기총회에서‘성명서 준비와 총회 개회 전 단체 행동으로 개회 선언 무산 시도’문제가 터져 이번 총회는 교단 이미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들 이슈 중 NCCK 재 가입 문제를 먼저 잠깐 짚어 보자. WCC의 태동의 동기는 독일 히틀러의 나치 민족주의와 일본 신도 민족주의가 세계주의를 표방하는 기독교를 위협하였기에 기독교의생존과 선교를 위하여 연합운동이 필요했고, 당시 국제 연맹이 태동하는 분위기에서 WCC가 결성됐다. 그러나 복음주의 입장에서는 현재 WCC 에큐메니컬 운동은 인권과 정의를 명분으로 강력한 정치적 압력 단체로 변했다고 본다.

  반면에 복음주의 계통은 RES, ICCC등 분열상이 극심했다.‘ 연합’과‘분열’의 개념은 차이가 크다. 그런데 연합단체 때문에 교단 여론이 분열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성결인들은 저력이 있기에 세계적 연합운동인 WCC에 큐메니칼 운동 때문에 교단이 분열되지 않을 줄로 믿는다.

근자에 벌어진 감리교 사태를 보면 분열은 폭력을 가져 올 수 있기에 성결인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이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인류의 역사는 실낙원 후 첫 가정에서 형제간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크든지 작든지 폭력으로 얼룩져왔다. 작게는 부부 간의 폭력에서부터, 기득권을 가진 자의 폭력, 국가 간의 폭력으로 얼룩져 왔다. 그리고 그 폭력은 점차 첨단 도구를 동원한 폭력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폭력은 우리 속에 잠재된 폭력성으로 내재돼 있다. 1970년대 텔레비전 프로그램 중에 인기가 높았던‘일요권투’를 보던 할아버지 목사님과 아버지 목사님께서 일본 선수와 맞붙는 장면이 나오기만 하면 손색없는 목회를 했던 분들의 입에서“죽여!”라는 말씀이 나왔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씀대로 사람은 유한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기에 죄인인 사람이 모이는 회의 명칭인‘총회’라는 말 앞에‘성(聖)’ 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도시도‘성시화’가 안되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서울시를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도시로 봉헌 하겠다”라고 기도해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예루살렘’이라는 말은 도시를 뜻하는 히브리어‘이르'와 평화를 뜻하는 ’샬롬 '의합성어로‘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다.
성도(聖都)로 선언된 것은 솔로몬이 주전 9세기 경에 야훼의 성전을 건설해 봉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평화의 도시’에는 평화가 없었고, 거룩한 도시에는‘거룩함’이 없었다. 죄악이 만연해 심판받아 주전 587년에 바벨론 제국이 성도를 유린했고, 왕은 눈이 뽑힌 채 그의 백성들과 함께 포로로 잡혀 갔다. 성시화가 실패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적 원리 주의자들이 극단적 살상을 하는 것처럼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서 복음전파를 명분으로 그들의 고유한 생각과 관습을 모조리 박멸해야할‘우상숭배’로 치부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상생과 공존의 정신을 가지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독일의 신학자 한스큉은“지구촌 윤리”(Welt Ethos)를 제창했다. 이것은 온 인류가 함께 살아남는 윤리이다. 모든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도덕적 표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러한 공동적인 표준이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단계에 왔다. 성경은 지구촌 윤리를 인류 생존의 윤리로서 제시하고 있다. 이 땅을 관리해야 할 교회와 교회의 모임인 총회가 세상을 향하여 폭력의 사탄성에 대응하는 평화의 영성을 분명히 말하여야 한다.
이번 제103차 총회에서 서로 반대 입장을 가진 양쪽은 평화의 영성을 되찾고 회의에 임해야 한다.

매년 7월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 되면 유명한 영국 왕실의 근위병이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광장에서‘교대식’으로 기념 퍼레이드를 벌인다. 1차대전과 2차 대전 때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과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여 엄청난 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유럽의 진정한‘견원지간’은 영국과 프랑스였다. 중세시대부터 유럽의 지존이 되려고 두 나라는 항상 으르렁 거렸다.

대표적인 것이‘잔 다르크’가 참전한100년 전쟁, 15세기의 이 기나긴 전쟁으로 유럽대륙에는 흑사병이 창궐 하여 전 유럽 인구의 2/3가 죽었다. 1786년 프랑스대혁명 이후 나폴레옹은 유럽전역을 휩쓸었으나 1805년 트라팔가르에서 넬슨이 이끄는 영국해군에게 참패를 당했다. 이어 1815년 워털루에서는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 약 12만과 영국군 약 10만 명이 맞붙는‘세계대전 급’전투를 벌였다. 그러다가 1860년 두 앙숙은 상호‘통상조약’을 체결하고 조심스럽게‘화해의 길’을 모색하게 된다.

이런 전쟁의 역사적 배경을 알고 영국의 근위병들이 파리의 중심가를 행진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 아마 나폴레옹과 영국의 헨리 왕이 영국의 근위대가 파리에서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것을 봤다면 기절초풍했을 것이다. 전쟁은 흉하고 평화는 아름답다.
예수는 십자가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면서 자신에게 살인의 폭력을 행하는 자들을 향해“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하소서. 저들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라면서 원수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군인들의 눈에 주님은 가장 나약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다. 주님은 우리와 똑 같은 한 나약한 인간의 몸으로서 자신을 살해하는 살인자들을 용서해주시는 전대미문의 화해와 용서를 보여주셨다.

성결인들은 영국의 왕실 근위대가 프랑스 파리 광장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을 보면서 용서와 화해가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는 불과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으르렁거리던 견원지간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서로를 용서하고 한때 자신들의 도시를 불사르고 주민들을 죽였던 그 군대를 수도로 초청해서 같이 친선을 다졌다. 우리 주님도 자신을 죽이는 자들을 향해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셨다. 참된 기독교 신앙은 말에 있지 않고, 바로 이런 용서와 화해의 행동에 있다. 예수그리스도의 영은 폭력 가운데 우시고, 평화 가운데 웃으신다. 하나님은 교회와 총회를 통해 지금도 일하신다.

평화의 영성으로 이루는 샬롬(평화)은 인간의 힘으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개입에 의하여 실현된다. 샬롬에 대한 인간의 참여와 노력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개입하심에 대한기대요, 선취이다. 그러므로 성령이내주하는 사람들만이 평화를 이루어갈 수 있다.

이번 총회에서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성령의 사람들이다. 이번 총회에서‘십자가 처형’을 주장하는 유대교인이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무 말 없이 죄인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본을 받아 십자가 지는 총회대의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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