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희 박사(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급변하는 사회에서 부부관계의 중요성과 책임의식이 해이해지는 현실 앞에 기독교인 부부들에게 요청되는 과업은 자아정체성을 찾아 자아성숙을 통한 자아확대로서의 부부간 헌신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독교인 부부들은 영성을 통한 성숙을 이루어야 한다. 그것은 부부관계를 통하여 나타나는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와 하나님과 관계된 나와 배우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성장시켜야 하는지, 또한 배우자를 향한 나의 사명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희생적 결단이 요구된다.

부부관계의 궁극적인 향상이란 서로를 배려하고 섬기고자하는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부부가 이러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부부관계향상을 이루기가 힘겨울 수밖에 없다. 필자가 부부상담을 하면서 만났던 많은 부부들이 배우자를 향한 사명을 갖고 있지 못했으며, 사명을 발견한 후에도 상대를 위한 희생적 결단보다는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요구에 대한 섭섭함을 더 토로하였다. 이는 신앙을 가진 기독교인 부부들에게도 동일하였다.

 

그러므로 필자는 부부관계향상을 이루기 위하여 부부들이 서로를 향한 사명을 발견하고 이 사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족치료와 기독교 영성을 기초한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여 본 연구를 시작하였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하여 개발된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은 일반가정의 부부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적용되도록 이론적 접근에 있어서 신중을 기하였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부부의 이혼예방을 위하여 결혼 만족이나 적응증진을 위한 교육 및 적응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돼 왔으며, 1980년대 이후 부부교육 프로그램 또는 부부집단상담 프로그램들이 개발・보급되어 왔다. 이와 같은 부부관계향상프로그램들의 공통적인 목적은 부부갈등을 해결하고 부부관계를 향상시키고자 하는데 있다.

 

그러나 실천되고 있는 다수의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들은 외국에서 적용하고 있는 결혼만족요인에 기초한 요소들을 중심으로 서구에서 개발된 프로그램 내용을 한국 실정에 맞게 수정?적용해 온 것 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부부갈등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가족치료 및 영성”에 근거한 연구는 거의 없었으며 대부분 결혼만족에 영향을 미치는 개별적 요인들을 확인하고, 각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과 상호작용 효과 등을 검증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그러므로 기독교 가정의 부부갈등 예방과 치유를 위한 가족치료와 기독교 영성을 통합한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은 미비한 상태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부부갈등을 예방 및 치유할 수 있는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개발의 필요성을 논하였으며, 선행연구들과 필자의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치료(Family therapy) 및 기독교 영성(spirituality)이 포함한 통합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갈등 부부와 기능적인 부부들에게도 적용해 보았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기독교인 부부나 비기독교인 부부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로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필자의 오랜 부부문제 개입 경험에 의하면 다양한 부부문제로 고민하는 부부들에게는 가족치료전문상담과 함께 부부관계강화를 위한 부부관계향상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다양한 문제로 고통하면서 상담에 참여하게 되는데 부부들이 경험하는 문제들은 상담만으로 접근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는 부부가 경험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부부는 많은 상처를 받게 된다. 상담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하더라도 문제해결과정에서 부부가 받은 상처들은 고스란히 남게 되기 때문이다.

상처들로 부부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불편해진다면 부부는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이러한 이차적 문제를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 부부상담에 임하는 부부들에게는 부부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부관계향상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호는 제 3부 부부관계 향상을 위한 논의 '부부갈등 1'이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