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곤 목사(문준경순교기념관 관장)

원산지방 회양교회 권원호(權元浩) 목사는 독립투쟁과 애국신앙으로 순교자의 반열에 올라있다. 독립투사 권원호 열사는 을사늑약 1년 전, 러일전쟁이 일어난 1904년 8월 5일 평안도 중화에서 권옥린 장로와 이옥심 집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경의학교를 나와 1919년 3.1만세운동에 참여하고, 중화교회에서 세례를 받아, 평양시내의 기독학원에서 역사교육으로 독립정신을 터득하였다. 14살에 부친이 별세하여 과수원을 가꾸면서 농촌부흥과 애국운동을 전개하였다. 신천장로교회 부흥사 김익두 목사의 소개로 평양사창교회 윤관호와 황선옥 성도의 장녀인 윤순덕 규수와 결혼하여 믿음의 가정을 꾸몄다.

권원호 열사는 일제의 수탈에 못 이겨 1927년 1월에 강원도 이천으로 이주하였다가, 열 달 후인 11월에는 황해도 신계로 옮겨 주은동교회에서 야학을 개설하여 농사강습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면서 민족의식과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이로써 일경의 주목을 받고 감시를 피하여 1930년 3월에 강원도 고성으로 세 번째나 이사하고 고성감리교회를 섬겼다. 그는 주일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배일사상과 애국심을 심어주었다. 또한 기독교계 덕성학원의 교사로 근무하면서 여교사 김진의 창가집에서 ‘조선의 아들’, ‘인산곡가‘, ’애국가‘ 등을 베껴 청소년들에게 애국애족과 국권회복과 식량증산 교육을 힘썼다. 이 사실이 일경에 알려지자, 1931년 3월에 학원에서 권고 사직하여 <교원생활 1년>이라는 한시로 18절을 지어 설움을 달랬다. 이듬해 그는 모친을 여위고 국수공장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교회에 신성회를 조직하여 문맹 퇴치와 태극기 보급에 힘쓰면서 목회활동을 서원하였다.

1936년 여름에 그는 대홍수 피해를 당하자, 담임목사를 도와서 예배설교와 심방활동과 교회교육에 전심전력하여 1936년 9월 24일 원산지방회에서 고성구역 전도사로 임명되었다. 1937년에 그는 아무도 자원하지 않는 외금강 심산계곡의 7개 교회로 조직된 협곡구역에 위임되었는데, 일제는 전국의 모든 교회들에게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협곡지서의 형사에게 그는, “인간이 만든 것은 모두 우상이므로 신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1938년 4월에 그는 경성신학교(감리신학의 전신)에서 신학교육을 받고 목사안수를 준비하고 1939년 감리교연합연회에서 회양교회 전도사로 파송을 받았다. 그는 6개 교회를 매일 순회하면서 강원 지역의 부흥사로 큰 은혜를 끼쳤다. 1941년 7월 10일 권원호 열사는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신도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했다는 죄명으로 일경에 체포 구금되어 고문과 회유를 당하다가, 1941년 8월 30일 경성지방법원으로 이송되어 1942년 1월 29일에 치안유지법 위반죄 2년을 언도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면서 옥중항거로 불경죄 1년이 추가되었다. 그는 모진 악형과 고문으로 건강이 악화되어 1944년 4월 13일 병감에 이감되어 거룩한 순교자가 되었다.

순교자에게는 1983년 8월 31일 독립유공 대통령표창과 1989년 건국훈장과 2014년 4월 24일 ‘명예목사’가 추서되었다. 유족으로는 윤순덕 사모와 장남 권성준 장로와 강태준 자부, 장녀 권성렬 사모와 조명호 감독(평택제일감리교회 원로목사), 차녀 권성숙 장로와 임청산 장로(대전산성감리교회), 그리고 조손에 권광영 상무와 권창영 변호사, 조계성 목사(아산대동교회)와 조은희 사모(LA 정세영 목사), 임재환 박사가 있다.

김헌곤 목사(문준경순교기념관 관장)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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