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 (제일교회 담임)

황퉁 지음, 김경숙 옮김의 『인생도 금이 가야 맛이 난다』(출판:평단)에서 옮기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전에 국문학과 학생들에게 강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강연회에서 나는 “만약 좋은 작가가 되고 싶거나 혹은 좋은 기자, 편집자, 극작가가 되고 싶다면 글을 많이 읽어서 시야를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어느 귀여운 학생이 손을 들고 이런 질문을 했다. “저희 교수님도 종종 필독 도서 목록을 보여 주시는데 그런 책을 다 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게다가 저는 이미 몇 권이나 읽었지만 문장 실력은 별로 늘지 않았어요. 독서가 정말 글 쓰는 데 도움이 되나요?” “만약 학생이 겨우 한두 권 읽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는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나는 대답했다. “소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수히 많아요. 예를 들어 우아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배우고 그 문장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살필 수 있죠. 또 등장인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스토리를 잘 지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도 알 수 있습니다.”

“막상 해보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만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문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신앙적인 측면, 특별히 전도에 관해서 깊이 살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전도는 하기도 어렵지만 가장 신앙적 낙담을 주는 부분이 되기도 합니다. 주님이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이 되라(행1:8)하셨으며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아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28:19-20)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교회와 성도는 모든 신앙생활의 초점을 전도와 선교에 맞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도가 성도들에게 있어서 가장 어렵고 피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좋은 전도자가 되려면 전도를 잘하는 사람들의 책을 읽거나 그들의 경험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마치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독의 훈련을 통해 좋은 문장을 쓰는 법이나 글의 구성 방법 등을 배우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를 아는 것만으로 결코 좋은 전도자가 될 수 는 없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성공 사이에서 자기 나름대로의 배움을 가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작가는 다른 이의 경험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합니다. 무명 시절이 길어서 젊었을 때 무척 고생을 한 사람이었다. 삼시 세끼를 라면으로 때우며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의 작품을 헐값에 팔아 생활비를 마련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성공해 대단한 예술가가 되었다. 그러자 화실을 열어서 그림에 뜻을 둔 젊은이들에게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 학생들도 옛날의 그가 그랬듯이 가난하고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선생님, 선생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기다리는 과정이 너무 힘듭니다.” 화가는 종이와 목탄을 가져오더니 선을 하나 그었다. “내가 무엇을 그렸는지 알겠니?”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화가는 계속해서 선을 그렸다. 세 개. 네 개. 다섯 개....... “선생님! 알겠습니다. 화병을 그리고 계신 거지요?” 화가는 자상한 말투로 말했다. “네가 살아가면서 겪는 좌절과 실패는 모두 하나의 선이라고 볼 수 있지. 네가 무엇을 그리는지 알 수 없겠지만 그 선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언젠가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하게 될 거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전도를 시도하며 한 줄 한 줄 그어낼 때 그것이 쌓이고 쌓이는데 시도 자체도 하지 않으며 어렵다고만 해버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막상 해보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지만 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안 되면 기도하세요. 주님께서 도와주시는 은혜가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복음을 들고 나아갈 여러분을 준비해 보세요. 주님이 그어주시는 한 획들이 모이고 모이면 할 수 있게 됩니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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