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저를 선교사로 부르셨음을 한 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습니다. 선교사라는 일이 물론 힘이 든다는 것은 압니다. 저는 분명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입니다. 아직까지 육체의 가시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령님께서 함께 하시고 성령님의 힘을 의지하고 나아갈 때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잃어버린 영혼들에 대한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기에 그 분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선교사로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태국이라는 나라를 품게 된 것은 교단선교사 원서를 제출하면서 1지망 국가, 2지망 국가, 3지망 국가를 쓰는 것이 있는데 어느 나라를 써야 할지 몰라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나라가 어디입니까?’라고 기도를 드리던 중 태국이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 후 선교국에서 면접을 하는데 저희를 다른 곳으로 보내시려고 하셨습니다. 저희의 건강에 대한 염려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태국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고 훈련을 받으면서 계속적으로 선교지를 놓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없으셨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드리던 중 아내가 선교지를 놓고 기도하는데 어떤 모양이 눈앞에 딱 떠오르더랍니다. 그리고 이것이 선교지의 지도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지도를 쫙 펴놓고 그런 모양의 나라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양의 나라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잘 못 봤나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훈련을 다 마치고 선교지 확정 면접일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제가 선교지를 결정 못하고 고심하고 있으니까 한 동기 한 분이 “유선교사 태국의 치앙마이라는 곳에 어린이 사역을 할 수 있다던데”라는 흘리는 말을 무심코 들었습니다. 그리고 면접일에 “태국의 치앙마이에 메이아이 센터는 어떻습니까?” 라고 묻자 선교국측에서 “그럼 한 번 그쪽으로 알아보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후 우연치 않게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라후 유학생인 짠위롯이라는 전도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화도중 자기 나라 지도를 그려보겠다고 하면서 그리는데 그 모양이 아내가 기도 중에 봤던 모양하고 정말로 똑같았습니다. 실제로 태국 지도는 그렇게 안 생겼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작년 태국에 가서 산마을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제가 여태까지 꿈꿔왔던 선교지의 예배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라후족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보다 성령님께서 평안함과 기쁨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도이랑이라는 산마을까지 걸어서 2시간 30분을 저희 집사람하고 둘이서 손잡고 올라가서 수요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후에 기도시간이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마음을 부어주셨습니다. 라후족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내 마음 가운데서 솟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하늘에서 폭포수와 같이 내 마음가운데 부어주셨습니다. 그날 밤 그 벅찬 가슴을 안고 반드시 라후족에게로 오리라 라고 결심하였고 2004년 2월 13일 태국 라후족 선교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은혜입니다. 처음 라후족을 접했을 때 많은 것들이 낯설었고 제가 살았던 한국의 문화적 수준이라든지 영적 수준보다 낮다고 느꼈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안에 숨어 있는 교만이었습니다. 문화적 교만. 영적인 교만.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을 통해 다른 많은 면에서 오히려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선교라는 것은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사실 하나님은 우리 같은 연약한 그릇에 당신의 위대한 능력을 담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그리고 라후족 학생들과 살면서 느낀 것은 선교는 자기 자신을 비움으로 남을 채우고, 내가 주림으로 남의 배부름이 되고, 내가 줌으로 다른 사람이 받고, 내가 죽어짐으로 다른 사람이 사는 삶,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고, 그들과 같이 먹고, 그들의 옷을 입고, 그들과 같이 뛰고, 그들의 연약함을 보고 안타까워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들을 향해 사랑으로 품는 것이라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멋들어진 설교가 아니라 거창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과 같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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