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비가 내린 후 미세먼지가 씻겨 진 하늘은 그야말로 파란색 그 자체의 장관을 이룬다. 마음이 답답할 때, 사람들은 잠시 창문을 열고 높고 푸른 하늘을 쳐다보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면 마음의 여유와 안정이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이 집을 구할 때 역세권을 찾는다. 수도권에서는 집 근처에서 지하철과 가장 인접할 때 집을 구하는 1순위가 된다. 집을 구할 때 출퇴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지하철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집을 구할 때 우리들이 중요한 조건을 찾는다면 바로 조망권일 것이다.
  집에서 내다볼 때 푸른 하늘을 쳐다볼 수 있고, 건물로 가로막히지 않고 푸른 나무를 볼 수 있으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역세권과 조망권을 동시에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 두 조건을 충족하는 집이 있다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우리가 집을 구할 때 조망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자연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의 본성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을 한번 말해보라”는 설문을 다루는 방송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방속에서 설문을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천장에는 완전히 뻥 뚫려있는 통유리로 만들고 싶어 하고, 앞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꿈꾸고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천장에 투명 유리를 설치한 이유는 밤 하늘에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소망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도심에서 자연을 볼 수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설문 조사이기도 했다. 그 만큼 사람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자연친화적인 삶이었다.
  마찬가지로 앞마당에는 푸른 나무들을 심고 연못도 하나 만들고 싶어하는 것도 집 안에 자연을 담아내고 싶어서였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전원주택의 목적은 한결같다. 바로 집에 자연을 가장 가까이 두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특히 도심에서 그러한 집을 짓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수도권에 몰려 살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그야말로 도심의 회색빛 건물로 총총 들어서 있는 빌딩숲에서 사람들은 거주하고 있다.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하루 일과 중 자연 속에서 잠시 여유를 부릴 여유를 가지지 못할 것이다. 만약 자연을 잠시라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집에서 기르는 식물이나 나무가 전부는 아닌가?
  도심에 사는 현대인들을 위해 건축가들은 자연친화적인 건물을 많이 지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건물 맨 꼭대기에는 옥상정원들이 설치된다. 도심에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잠시 건물 위에 올라가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잠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들도 요즘은 초록 나무들로 가득 채워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있을 때 가장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도심을 걸을 때, 잠시 물소리가 들리는 인공 폭포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는 것도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도시인들은 전원주택을 꿈꾼다. 그것은 사방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서 있는 회색 빌딩 숲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바램일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언제든 볼 수 있고 곁에 둘 수 있는 집을 가지고 싶어 한다.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자연친화적인 본성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마음에 저마다 자그마한 전원주택을 상상해본다. 푸른 마당이 있고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는 작은 연못이 있는 그 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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