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완 목사(영암벧엘교회)

웨슬리가 강조한 교회의 거룩성은 이런 관점에서 폭넓게 이해해야 하며 종말로 교회는 거룩(성결)함을 드러내고 설교해야 한다. 교회는 하나님이 거룩하기 때문에 질적인 차이는 있으나 거룩하다. 그러나 교회는 “실제적 또는 주관적 성결”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말씀과 성례전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주시는 그리스도의 의(Righteousness), 즉 객관적 성결은 신자들의 신앙과 삶 속에서 응답되는 주관적 성결로 이어져야만 진정으로 거룩한 교회가 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변화시키는 은총에 의지하여 교회도 변화의 능력으로,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 그 사명을 다해야 한다.

웨슬리는 영국에서 이 사명이 메도디스트에게 주어졌다고 보았다. 이는 웨슬리가 변화의 능력을 가진 교회가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영전인 전투의 성격을 띨 수 밖에 없으며 그래서 그는 교회 안에서 교회 밖을 향하여 이 사명을 힘 있게 실천할 수 있는 전략적인 기구들을 모색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웨슬리가 메도디스트 회를 “교회 안의 작은 교회”(Ecclesiolae in Ecclesia)라고 부른 이유이며, 이 ‘작은 교회’는 영적 전투를 통하여 성결의 누룩 역할과 그 사명을 추구하였다.

교회사적으로 볼 때 제도 중심 교회와 신앙 중심의 교회는 대립해 왔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소그룹의 정체성(Identity)에 대한 논의는 그 발생에 관한 역사성뿐만 아니라 정통·이단 시비 등을 일으키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선교의 장으로 그 장점들을 활용하고자 소그룹의 정체성을 역사적으로 규명하려고 한다.

폴링(J. N. Polling)은 “교회는 하나님과의 지속적인 관계 안에서 그 삶을 해석해 가는 공동체라면서, 신학적 해석이 없는 신앙공동체는 그 생명력(Vitality)과 비전(Vision)을 상실하며, 공동체 없는 신학은 그 현장(Locus)과 힘을 상실한다”고 언급하였다.

교회의 역사 속에 나타난 교회 유형들에 관한 학자들의 다양한 연구들을 종합하여 분석한 은준관 교수의 견해를 참고해 보면, 이들이 주장하는 공통점은 ‘교회 형태의 양극화 현상’인데, 한쪽 극단은 순수한 신앙과 공동체성을 생명으로 하지만 ‘반제도적’이며 ‘반사회적’인 성격을 갖는 교회이고, 또 다른 극단은 공동체성을 상실한 ‘제도적 교회’이다.

트렐취(Ernst Troeltsch)는 ‘역사분류법’을 방법론으로 하여 이것을 ‘교회형’(church type)과 ‘종파형’(sect type)으로 구분하였으며, 구약 신학자 폰 라드(Von Rad)는 구약성경에 나타난 공동체 유형을 근거로 범주화하여 ‘장막’(Tent)과 ‘법궤’(Ark)형으로 대비시켰다.

I. “교회 안의 작은 교회” 운동의 역사적인 모형들

신앙 소그룹 운동의 역사적인 모형들은 313년 이후 중세 가톨릭 교회와 독일의 루터교회 그리고 18세기 영국교회의 교권주의와 형식화, 즉 신앙의 역동성을 상실해 버린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난 수도원 운동, 발데시안(Waldensian)운동, 모라비안(Moravian)교회, 감리교회의 속회운동으로 이어지는데 본 장에서는 수도원들과 함께 필립 스페너(Phillip Jacob Spener)의 Collegia Piatatis, 진젠도르프(Zinzendorf)의 모라비안(Moravian) 교회로 제한하여 그 역사적인 배경을 고찰해 보려고 한다.

1. 수도원들

웨슬리 신앙 소그룹의 역사적인 배경은 교부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교부시대는 특히 영성 훈련의 전성기였다. 그런데 영성 훈련의 전통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전통과 또 많은 영향을 끼친 활동으로서는 먼저 ‘광야의 교부들’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광야 교부들로서는 초대 수도원 운동의 뿌리가 되었던 성 안토니(St. Anthony), 카시안(John Cassian), 성 바질(St. Basil), 그리고 성 파코미우스(St. Pachomius)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사막을 훈련장으로 삼아 거기서 사랑과 겸손, 동정과 금욕, 순종 등 자기 훈련의 삶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 앞에 나아가고 그의 신비에 참여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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