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은 잠시도 평안할 날이 없어 보입니다. 코로나-19라는 역병의 피해는 영과 혼과 육 모든 삶의 영역을 흔들어 놓았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신냉전의 구도 속으로 양분해 가며 평화와 세계화의 종언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현실로 다가온 인플레이션은 부동산의 폭락과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라는 피할 수 없는 생존의 위협이 현실이 되었고, 미래를 꿈꾸며 살아야 할 많은 젊은이들을 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꿈, 인간관계, 희망까지 포기한 7포의 삶 속으로 침몰시켜 버렸으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해고의 한파는 우리의 내일을 더욱 참담하게 하고 있습니다. 갈라진 허리로 산다는 것만으로도 서러운 이 나라는 정치, 이념, 지역, 세대 간의 양극화로 세계 갈등 지수 1위 국가라는 오명 속에서 분열의 상흔을 남기며 공동체를 파괴해가고 있으며, 그동안 신봉해 왔던 자본주의는 점차 쌓여가는 파괴의 쓰레기들을 남기고 생명력을 다해가고 있어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의 방향을 찾으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절망의 시기에 소망을 주어야 할 종교는 신뢰를 잃고, 탈 종교화의 빌미를 제공함으로 추락해 가고 있고,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교회학교 감소는 다음 세대가 없는 불안한 내일을, 교회 재정의 위기는 미자립교회와 임대교회의 해체를, 신학생 감소의 가속화는 미래교회의 지형이 적색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읽은 “트렌드 코리아 2023”에서는 맞이하게 되는 검은 토끼해를 “래빗 점프(Rabbit Jump)”라는 말로 새해의 트랜드를 요약했습니다. 흑토끼의 해 계묘년 한 해, 꾀 많은 토끼가 몸을 웅크리는 것은 뛰어오르려 준비하는 것이듯 우리도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도약을 위해서 레벨업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고된 대재앙과 혼돈의 시기에 우리 나사렛 사람들은 레벨업(Level Up) 하고 미래의 길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이대로 퇴보하느냐의 갈림길에 서는 한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재앙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살아 내었던 사람들의 노하우들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시대의 독자들에게 주셨던 책을 우리에게 다시 읽게 하시는 것은 오늘도 이 시대를 이기는 자들로 만들어 가시겠다는 주님의 심정을 알아차리라는 것이겠지요.   

2500여년 전 바벨론에서 대재앙의 현실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습니다. 제국을 통일한 느부갓네살 왕은 권력과 통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신상을 만들어 세우라 명령하였습니다. 바벨론 성읍으로부터 9.5km 떨어진 남부 ‘두라’ 평지에 높이 약30m, 넓이 3m나 되는 금으로 만든 신상을 세웠습니다. 마치 자신이 신(gods)이라도 된 것처럼 엄청난 오만함에 사로잡혔던 그는 자신을 칭송하며 경배하게 하는 낙성식을 거행합니다. 절대권력자 앞에서 참석한 모든 관료들은 충성경쟁이나 하듯 악기 소리에 맞추어 엎드려 절을 하였습니다. 경배하며 절하지 않는 자는 타오르는 풀무불 속 죽음을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일한 통치자 앞에서 왕을 높이지도 아니하며, 왕의 신들을 섬기지 아니하며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 아니한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있었습니다. 느브갓네살 왕은 포로로 잡혀 온 이들을 향해 “즉시 너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 던져 넣을 것이니 능히 너희를 내 손에서 건져낼 신이 누구이겠느냐”고 풀무불보다 더 맹렬한 노를 쏟아내며 본인 외에는 너희를 구원할 자가 없다고 합니다. 악의적인 분노를 갖고 자신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왕에게 다니엘의 세 친구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왕이여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우리를 맹렬히 타는 풀무불 가운데에서 능히 건져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

우리는 이 이야기의 결론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불난리가 지나가고 난 뒤 하나님은 느부갓네살과 관료들의 입을 통해 그들에 대해서 이러한 메시지를 남겨 주셨습니다.

■ 거룩한 신들의 영이 있는 사람

“나 느부갓네살 왕이 이 꿈을 꾸었나니 너 벨드사살아 그 해석을 밝히 말하라 내 나라 모든 지혜자가 능히 내게 그 해석을 알게 하지 못하였으나 오직 너는 능히 하리니 이는 거룩한 신들의 영이 네 안에 있음이라”(단4:18).

■ 하나님의 영으로 사는 사람 

“내가 네게 대하여 들은즉 네 안에는 신들의 영이 있으므로 네가 명철과 총명과 비상한 지혜가 있다 하도다”(단 5:14).

■ 하나님을 향해 뜻을 정한 사람“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단1:8).

그들은 참소를 당했지만 생존했고, 신상에게 절하지 아니했지만 죽지 아니했고, 풀무불 속으로 들어갔지만, 더 타오르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들은 구원받았고, 꿈을 던졌지만 꿈은 현실에서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믿음은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웅크리는 것이라고, 하나님의 생명을 가진 사람은 토끼이며, 하나님의 영으로 사는 사람은 꿈꾸는 토끼이며, 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사람은 점프를 준비하는 흑토끼(Rabbit Jump)라고 증언합니다. 

나사렛사람의 힘의 원천은 이들과 동일한 하나님이고, 말씀이며, 그분의 삶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나사렛사람의 미션을 선언했습니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은 다니엘과 그의 세 친구와 같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라고, 이를 위해 나사렛사람은 하나님의 영으로 거듭난 사람, 하나님의 거룩한 영으로 살아가는 사람, 하나님의 가치관으로 살게 하는 핵심 가치를 비전으로 삼는 것이지요.

2023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프하는 토끼는 변화를 주목하고 당당히 준비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내년은 통합 8기 감독 2년 차로서 모든 지체들과 함께 어려운 현실에 맞서는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힘겨워하는 목회와 선교현장을 돌보는 일과,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역자, 사모, 평신도 및 다음세대 교육을 시대에 맞게 실시하고자 하며, 기본적인 연금의 현실화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한 정체성이 분명하고 탁월한 현장 목회자 양성을 위해 신학대학을 지원하고 그 역할을 주문할 것이며, 안정적인 행정을 통한 일체감을 회복하고 대외적으로 더욱 나사렛을 알리는 홍보를 극대화함으로 4차 산업시대에 걸맞도록 변화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또한 모든 채널을 동원하여 ‘옆에 있어 힘이 되는 길’을 찾고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사렛 가족 여러분!

‘어제가 아닌 내일이 오늘을 결정’하도록 함께 뜻을 모아 주시기를 당부를 드리며, 검은 토끼의 해 래빗 점프(Rabbit Jump)를 준비하는 한 해가 되시기를 축복하며 기도드리겠습니다.

기독교헤럴드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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