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임진각순례자의 교회)

‘전승환’님의 『나에게 고맙다』(출판:허밍버드)를 읽으며 우리의 본분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기쁘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한들 결국 돌아올 때는 혼자가 아닌가. 그 외로움은 누구나 다 겪는 감정이기에. 자기 자신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수없이 지나쳐 가는 인파 속에서도 우리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 수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들도 곧 알게 된다. 잠깐의 외출을 통해 잊혔던 외로움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마련이라는 것을, 또다시 외로워하며 전화번호 목록을 뒤적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 외로움을 제대로 알아줄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친구가 많고 적음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까?

사람은 친구가 많든 적든, 누구를 만나든 결국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수없이 지나쳐 가는 인파 속에서도 항상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사람은 그 누구를 만나도 외롭고 그 외로움을 진정으로 알아줄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영원한 친구 되신 예수님을 의지하자.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버려도 예수님은 절대로 나를 버리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에서 조금 다른 관점의 생각을 해봅니다. 외로운 존재,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기에 주님께로 피하라는 식의 신앙만을 강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변함없이 내 곁에 있어 주시는 주님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받는 신앙에서 주는 신앙으로의 발상의 전환을 쉬 이루지 못하는 우리를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주님이 언제나 내 곁에 계셔 주시지만 정작 나는 외로운 이들 곁에 있어 주는 신앙의 사람인가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이런 삶을 가르치고 배우게 해야 할 것입니다. 은혜 받음으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받은 은혜를 나누어 주는 삶을 살아가는 성도가 되도록 양육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 이렇게 강도 만나지 않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이런 고백과 감사를 주님이 기뻐하실까요? 

여리고로 내려가는 길에서 강도 맞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죽을 지경에 이른 그 앞에 제사장과 레위인이 지나갔습니다. 누구보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주님 이렇게 강도 만나지 않게 해주심을 감사드립니다.’ 하며 그 자리를 피하지나 않았을까요? 이런 고백과 감사를 주님이 기뻐하실까요? 주님이 칭찬한 사람, 너도 이와 같이 되라고 한 사람은 누구였나요? 쓰러진 그를 붙들어 준 선한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이 예화를 통해 그리스도인이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향해 땅끝까지 증인이 되라고 하셨습니다(행1:8). 누군가 내게로 오기를 기다리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나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외로운 이들을 향해, 어려운 이들을 향해, 주님을 모르는 영혼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님은 분명히 어제나 오늘이나 언제나 동일하신 분이십니다(히13:8). 내가 외로울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신 분입니다.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주님처럼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축복의 통로가 된다는 것은 다른 이들에게 위로 자가 되어주고 돕는 자가 되어주는 적극적인 자세를 필요로 합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그런 분이셨듯 우리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인생은 외롭고 힘든 것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인생에 외로움을 알아주고 덜어주고 도와주는 이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그때 복음의 열매가 맺어집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넘쳐나게 됩니다. 교회가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그렇게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만나는 여러 사람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지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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