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삶은 참으로 71장 찬송가처럼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는’ 삶이요, 신앙이었다.

1972년 가을에 교회당건축을 위한 부흥집회가 열렸다. 빚을 얻어 가게를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나지 않은 때였다. 얼마간의 돈은 일수형식으로 빌려 쓴 것이어서 날마다 그 돈을 갚기만도 여간 힘들지 않은 시기였다. 강달희 목사님께서 강사로 오셨는데 부흥회는 불같은 성령의 역사로 온 교우들이 은혜가 충만했다. 송이 꿀보다 더 단 하나님의 말씀에 흠뻑 취하여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바치고 싶은 마음들로 충만했다. 그녀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가 가진 것이라곤 십수 년 손가락에 끼고 있던 세 돈짜리 금반지 하나뿐이었다. 그것은 그녀의 친정모친이 맏아들을 낳고 죽을 것만 같았던 딸의 소생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진 전부를 털어서 마련해준 것이었다. 친정모친은 부친을 여의고 맏딸인 그녀의 집에 얹혀살면서 남편의 강퍅한 성정 탓에 마음 졸이며 사시다 떠나셨기 때문에 모친만 생각하면 죄스러움에 눈물이 나는 그녀였다.

그 반지는 말하자면 어머니의 유산인 셈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기꺼이 그 반지를 연보함에 넣었다. 그것은 마치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두 렙돈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머니가 희구한 딸의 생명은 하나님이 돌려주셨으니 그 마음의 정표도 하나님께로 되돌림이 마땅하지 않으랴. 그녀가 바친 것은 세돈 가치의 금반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온 마음이요, 정성이요, 충성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받은 은사(恩賜)가 참 많았다. 그중의 가장 첫째는 당연히 믿음의 은사였다. 믿음으로 죄의 속박을 풀고 자유함을 얻었으니 감사함이 한량이 없거니와 그로서 비밀한 영의 세계를 체험하고 성령과 교통하는 은혜 중에 살게 하사, 영생을 허락하셨으니 복 중에 이보다 더 큰 복이 있으랴!

다음은 기도의 은사였다. 감사할 은혜가 많으니 자연 감사할 기도제목도 많았다. 그녀는 잠깐 눈을 붙이고 잠자는 시간 말고는 무시(無時)로 기도하고 또 기도하였다. 감사기도, 간구기도, 중보기도.... 기도꺼리가 무궁무진하여서 항상 입에 기도를 달고 살다보니 기도에 힘이 붙고 능력이 생겼다. 그녀의 기도는 장엄하고 통렬하였다. 그녀의 대표기도는 성령께서 친히 그 입술을 통해 주장하는 듯 간절하고도 절실했으며 신령한 힘이 느껴졌다.

전체 회중의 마음을 고스란히 한 데로 묶어 존귀한 보좌로 올리는 장엄한 그 기도는 주께 바치는 영광이요, 듣는 회중들에게는 크나큰 감동이 되었다. 그 까닭에 교회 부흥회라도 열리는 날이면 첫 날 대표기도 차지는 늘 그녀의 몫으로 굳어질 정도였다. 전심전력을 다하여 하는 기도라서 감히 마귀 따위가 범접을 못하고 신령한 가운데 온전히 하늘로 올려졌음일지? 그녀의 기도는 능력이 있었다.

절절한 기도 끝에 그녀는 반드시 기도의 응답을 받아내었는데  꼭 간구하는 바의 성취가 응답은 아니었다. 그녀는 하나님의 뜻을 기도함으로 분별해내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 말씀으로, 꿈으로, 환상으로, 받은 응답을 토대로 성실하게 하나님의 뜻을 쫓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이로되, 그로서 교우들에도 더욱 믿음을 북돋는 권면을 행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열심 있는 기도로 낙타 무릎이 된 야고보를 우리가 알거니와 충실한 기도꾼인 그녀 역시도 공손히 비껴 앉아 올리는 줄기찬 기도자세로 양 발목의 복숭아 뼈 언저리는 시커멓게 굳은살이 박혀 버린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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