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준 목사(기성 하늘동산교회)

“완생(完生)과 핫스팟”

6. 이것을 김정주 전도사는 그의 저서 「안녕, 기독교」에서 핫스팟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잘 설명한다. 핫스팟이란 핸드폰의 기능 중 하나로 핫스팟 기능을 활성화하면 데이터가 부족하여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던 다른 핸드폰이 내 핸드폰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핫스팟은 이동용 기지국, 이동용 와이파이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단, 조건이 있다. 내 핸드폰의 데이터와 배터리가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7. 이 세상은 대마를 꿈꾸는 미생들의 삶이다. 세상이라는 바둑판에서 조금 더 많은 집, 조금 더 많은 땅, 조금 더 많은 돈을 차지하는 전쟁터이다. 더 많은 것을 차지하고자 각종 모략과 술수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이 전쟁터에서는 승자가 없다. 그저 잠깐 승자처럼 보이는 이만 있을 뿐이다. 그저 피 흘리는 인간과 그런 인간들의 피 흘리는 참상을 보며 기뻐하는 사탄과 마음이 찢어지는 하나님이 계실 뿐이다.

8.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있는 영의 핫스팟을 켜라고 명령하신다. 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듣기는 들어도 듣지 못하고, 숨을 쉬기는 쉬어도 쉬지 못하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본다는 것, 듣는다는 것, 숨을 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라고 말씀하신다. 온전하고도 완전한 생명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이니 그분으로 인해 우리의 영혼은 소생하고 기쁨과 사랑이 넘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방의 활로가 막혀서 산 자 같으나 죽은 자 같은 사석을 위하여 나의 핫스팟을 켜자. 사석이 이 세상의 창조주이자 생명의 하나님을 만나면 죽은 자 같은 사석이 미생을 넘어 완생이 될 것이다.

3부 청년, 예수와 함께 답을 찾다

공정과 사랑

1. 최근 토비아에서 출간한 「남도순례」를 보니 구한말 군산과 목포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다. 작은 동네를 일제가 수탈을 위해 계획도시로 개발시키면서 주변의 사람들은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자 모여들었다. 그러나 특별한 기술도 없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이들은 건장한 장정들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하염없이 자신을 고용하여 품삯을 내줄 고용인을 기다릴 뿐이었다. 집에서 기다리는 처자식을 생각할 때 얼마나 답답할까? 얼마나 자신의 무능함에 좌절하며 이 세상을 원망했을까? 문득 마태복음 20장 1~16절의 등장하는 삯꾼들이 떠올랐다.

2. 일거리를 얻게 된 이들은 드디어 오늘은 가족들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힘든 줄도 모르고 고된 일을 즐겁게 했을 것이다, 품삯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드디어 하루의 일을 마치고 약속된 임금을 받는 시간 집주인은 맨 나중에 온 자부터 품삯을 주기 시작한다. 한 데나리온. 누구 하나 써주지 않는 폐급 인부가 한 시간도 채 일하지 않았는데 한 데나리온을 받다니 집주인에게 경사가 있나 보다. 내가 비록 특별한 기술이 없는 무지렁이일지라도 일한 양에 따라 차등을 둬야 한다는 세상의 이치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저 사람보다 족히 다섯 배, 열 배, 스무 배 일한 자에게는 도대체 얼마를 줄 것인지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집주인과 한 데나리온씩을 약속했다는 것은 까마득하게 잊은 상태이다. 제발 누가 나를 써주기만을 원하던 새벽의 그 간절함은 사라진 지 오래다.

3. 집주인을 향한 감사가 원망과 불평으로 바뀐다. 어떻게 저 사람과 나를 똑같이 취급할 수 있지? 저 사람과 나는 일한 것 자체가 다르다. 왜소하고 일머리가 없고 게으른 저 사람이 쉬엄쉬엄하면서 수확한 포도가 세 상자라면 나는 게으름도 피우지 않고 집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땡볕 아래에서 쉬지도 않고 일했다. 한 시간 동안 겨우 세 상자를 수확한 저 사람과 점심부터 일을 시작한 이 씨는 포도 삼십 상자를 채웠고, 오전 9시부터 일한 뒷집 김 씨는 육십 상자를, 그리고 나는 백 상자를 채웠다. 집주인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자, 감사함으로 최선을 다한 나와 저 무능하고 게으르고 어리바리한 최 씨를 똑같이 취급하다니 도저히 이대로는 넘어갈 수 없다. 오늘 밤은 억울해서 잠이 안 올 것 같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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