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바치는 신앙

아름다운 노년

학식이라곤 전무한 그녀가 어떻게 성경말씀을 줄줄이 꿰며 그 의미를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있는 것일까? 하나님이 주시는 은사가 아니곤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했으니 부지런하고 성실한 신앙생활로 얻어진 결과물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되어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왜냐하면 그녀는 성경 66권을 거의 암송하는 수준인 것이다. 성경퀴즈라도 할 때면 제 아무리 유식한 젊은이라도 그녀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줄줄이 다 외우고 있는 데에야 무슨 수로 당해내겠나. 사실 드러내어 말하지 않고서야 누구라도 그의 전무한 학식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는 독해력이 우수하고 화술도 매우 논리정연한데다 설득력이 있어서 특유의 차분한 어조와 맞물려, 많은 전도의 열매를 맺는 근간을 이루기도 하였거니와 웬만한 서적 탐독은 예사요 조간신문을 거르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혼자 독학으로 깨우쳐 얻어진 실력만이랄 수는 없었다. 목사님이 전해주시는 성경말씀을 유의해 듣고, 또 성경을 열심히 읽고, 진중하게 말씀을 상고하며 묵상하다보니 은혜 가운데 학습되고 터득된 총기(聰氣)의 결과였다. 이는 하나님이 작정하시고 선물로 주신 은혜가 틀림없다. 남다른 총기가 그녀를 지혜롭게 했으며 그녀의 지혜로움은 하나님께서 작정하신 일에 선하게 사용되었던 것이다.

  받은 은사는 이밖에도 많았다. 예수그리스도를 만나고부터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그분께 내어 맡겼으며 이후로 성령께서 전적으로 그녀의 마음과 생활을 지배하시고 인도해주셨으므로 그분의 인격과 성품을 따라 그녀는 많은 성령의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갈5:22~23)

복(腹)중에 있기 전부터 하나님의 종으로 바칠 것을 서원하여 낳은 첫아들은 말씀의 훈계로 잘 양육되어 어미의 마음에 그릇됨이 없이 반듯한 인격을 갖춘 하나님의 사람으로 장성하고, 예정된 대로 목회생활을 시작하였다. 그 미약한 처음의 시작에 있어 어미 된 그녀가 나중의 창대함을 위하여 얼마나 절절히 기도했을지는 더 말할 나위가 없으니 생략하기로 하자. 그 기도의 후원에 힘입어 아들의 목회지 교회는 나날이 창성되어 뭇 영혼을 구원해내는 믿음의 산실로서의 지경을 더욱 넓혀가게 되었다. 그녀는 노년에 첫사랑의 애정과 열정이 묻어있는 제천중앙교회를 떠나 아들의 집에 거주하며 그가 시무하는 서광교회를 섬겼다. 그녀의 철저한 기도생활은 변함없이 이어졌고 든든한 동역자를 곁에 모시게 된 아들목사는 더 한층 힘을 받아서 신바람 나는 목회사역을 펼칠 수 있었다. 당시 서광교회의 캐치프레이즈가 ‘신바람 나는 교회’였던 것이다.

  어른으로서 많은 사람을 사랑과 겸손으로 아우르는 그녀였기에 교회의 모든 성도가 그녀를 존경하고 따랐다. 시(時)를 정해놓고 하루 여섯 시간이상을 성전에서 기도하는 그녀를 따라 열의 있는 성도 몇 분이 동참하면서 기도특공대가 조직되게 되었고 그 기도회의 열과 성을 다한 기도사역에 힘입어 교회는 더욱 견고한 믿음의 터로 성장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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