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Ⅲ. 교리교육 강론의 가치와 작품 설명 및 세례와 성찬 의식의 구조

2. 세례와 성찬 의식의 구조

◆ 성찬

십자가 표시를 하고 나서 둘을 합친다. 빵을 잔에 던지는 것은 관례다. 마지막에 모든 빵을 뗀다. 각자 작은 조각을 취한다. 사제는 이 제물이 하나님이 받을 만한 것이기를, 성령의 은혜가 모두에게 내려와 빵과 포도주를 받기에 합당한 자들이 되기를, 그리고 그것을 받은 결과가 처벌이지 않기를 간청하며 기도를 끝낸다.

사제가 먼저 먹는다.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아래를 내려다보고, 성찬을 받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 오른손을 뻗치고, 그 아래 왼손을 놓는다. 사제가 빵을 줄 때 “그리스도의 몸,” 잔을 줄 때 “그리스도의 잔”이라고 말하면 받는 자는 “아멘”으로 응답한다. 성찬을 받은 후 참여자들은 교회에 머물며 교회의 규정에 따라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Ⅳ. 하나님 나라와 세례 및 성찬

1. 하나님 나라

테오도로스의 미스타고지를 읽다 보면 신학자요 해석자로서의 탁월한 역량과 함께 그리스도인으로서 그가 궁극적으로 소망하는 바가 무엇이며, 세례와 첫 성찬을 받을 이들에게 시종일관 깨우쳐주고 싶은 근본이 무엇인지 분명히 나타난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나라다. 테오도로스는 강론 내내 세례 후보자들이 하나님 나라에 눈과 귀와 마음을 고정하고, 그 관점에서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지향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내가 결국 가게 될 곳은 어디인지’를 자문하며 그들 자신의 존재와 삶을 성찰하도록 고무한다. 이 하나님 나라를 가장 기본적이고 포괄적인 신학적 틀로 삼으면서 테오도로스는 세례는 “하나님 나라에서 실제로 일어날 일”의 “상징과 표시 (sign)”라고 역설한다.

성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테오도로스가 강조하는 하나님 나라란 무엇인가? 하나님 나라는 그리스도가 하늘에 세운 왕국이다. 이는 하나님 나라가 그리스도의 경세(Economy), 즉 구원 사역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그리스도는 모든 원수를 정복하고, 인류를 악마의 권세와 노예 신분에서 해방하고 그분의 통치 아래 두었다(엡 4:8). 그리고 하늘에 영구불멸하는 자신의 왕국을 세우고, 부활 후 그곳으로 갔다.

하나님 나라는 명확한 목적을 위해 세워졌다. 그리스도는 “다음 세상에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날 자들을 위해” 하나님 나라를 세웠다. 즉 하나님 나라의 삶은 부활의 삶이다. 비록 죄로 타락한 우리는 하나님의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주님은 부활로 죽음을 이기고 우리에게 부활에 대한 소망과 함께 현재 세상보다 더 고귀한 세상을 주었다. 승천한 그리스도는 우리도 하늘로 데리고 올라갈 것이다(살전 4:17).

우리는 그 왕국의 혜택을 온전히 누리면서 그분과 함께 거주하고, 불멸하는 존재로서 모든 환난에서의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 것이다. 이것은 언약의 성취이기도 하다. “지금 그분은 땅이 아니라 하늘에서 제사장으로 섬기고 있다.

그분은 우리 모두를 다시 살려 하늘에 올라가게 하려고 죽고, 부활하고, 승천하고, 죽은 자들로부터의 부활과 승천에 참여하게 하겠다고 그분을 믿는 자들과 언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새 언약 덕분에 소망 안에서 구원받았다.

바로 이 하나님 나라가 믿는 이들이 궁극적으로 거주하기를 고대하며 지향해야 할 곳이다. 이런 의미에서 테오도로스가 기본적으로 강조하는 하나님 나라는 부활한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할 미래적 또는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다. 세례와 성찬은 이 하나님 나라에서 실제로 경험할 것의 상징과 표시다. 세례와 성찬은 미래에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에서 실제로 경험할 것을 지금 이곳에서 상징적으로 미리 경험케 하는 의식이다. 이에 대해 다니 엘루(J. Danielou)는 이렇게 표현한다. 성례 안에서 “심지어 지금도 그리스도인을 하나님 나라 안으로 이끌어 들이는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었다.” 따라서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는 ‘지금, 여기서’ 그리스도인의 존재 및 삶과 직결되어 있다. 세례와 성찬을 통해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 시민이요,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모든 혜택을 받은 자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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