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과거 전통적인 공동체 사회에서 ‘품앗이’가 있었다. 친구나 이웃 사촌이 힘들 때 서로 도와주고 즐겁고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함께 웃어주던 하나의 공동체였다.

마을에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주고 좋은 일이 생기면 또 함께 즐거웠던 그때 그 시절이 새삼 추억을 돋게 해 준다. 이런 의미로서의 품앗이는 영어로 ‘exchange of services’ 또는 ‘exchange of work라고 번역된다.

말 그대로 함께 큰 행사를 치루기 위해 노동을 분담하고 같이 손과 발이 되어 공동체의 제반 일들을 해결해 나가는 형태의 공동 사회를 말한다.

품앗이는 도시화와 산업화 시대로 변하면서 그 형태도 조금씩 변해갔다. 친구나 동료 집안의 경(조)사가 있으면 성의를 표시하는 품앗이의 형태 가운데 하나이다.

공동체에서 마주 보면서 집안의 경조사를 함께 해결하는 품앗이의 모습들은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모임과 행사 참여의 유형으로 변해갔다.

요즘 세대들은 여러 행사나 모임에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는 사람들을 일컬어서 ‘인사이더(insider)’라고 말한다. 영어 인사이더는 해석하면, 내부자, 특별한 사람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어떤 특정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일컬어서 인사이더라고 부른다.

인사이더는 또 다시 이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현대인들은 인사이더를 ‘인싸’라고 부른다. 좀더 단어를 축약해서 인싸라는 말로 대체되었는데, 이 말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모임이나 활동에서 주목받는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그래서 인싸라는 말이 대중적으로 사용되다보니,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지는 사람들에게는 주목받는 용어가 된 것이다.

특히 오늘날 SNS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은 더욱 많은 소통과 교류를 경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미있는 주제나 커뮤니티에서 흥미를 끄는 사람들은 인싸의 역할을 하고 또 그 인싸는 SNS에서 급부상하여 인기를 끌게 된다. 인싸라는 용어는 결국 공동체 안에서 타인과의 관계성을 중시하고 다양한 주제를 통해 대화를 이끌어가는 소통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인싸가 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멋진 역할을 만들어 가는 것으로 인정받는 것과 다름없다. 인터넷 사회에서 사람들은 주로 SNS를 통해 소통과 교류를 이어간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의 인싸는 더욱 의미가 크다.

현대인들은 신조어를 만드는 데 익숙하여 인싸라는 단어에서 만족하지 못했다. 또 다시 사람들은 ‘핵인싸’라는 말을 만들었다. 핵인싸는 인싸 중에서도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소통하는 사람, 적극적으로 공동체에서 분위기를 주도하여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핵인싸라고 불린다.

사람들은 늘 공동체를 구성해 나가면서 살아간다. 각종 모임과 친선 단체 그리고 종교와 정치 그리고 사회에서의 다양한 공동체가 형성되고 있다. 사람들은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과거나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도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갈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어느 공동체에서든 늘 우리 주변에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공동체에게 웃음을 전해주는 핵인싸들이 존재해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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