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춘 목사(시인, 신학박사, 천광교회 담임)

B. 초대교회에서 중세까지의 해석

3) 어거스틴은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는 사실에 충실히 서서 시편의 다른 구절, 특히 완성된 계시의 빛인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사상을 담은 공관복음서 및 제4복음서를 대조하면서 시편을 이해하였다.

4) 어거스틴은 철저히 시편을 영혼의 양식으로 보고 인간의 영적 성장을 위한 안내서로 이해하였다.

중세기의 시편해석은 초대교회와 유산을 받아 유지했다. 달리 말하면 초대교회의 해석학적 통찰력을 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세기의 해석은 다음 두 가지 이유에서 중요하다.

1) 초대교회로부터의 유산을 전해 받은 도구 역할을 하여 상당량의 지식을 보존하고, 조심스럽게 모두 전해주었다는 점이다. 이때 설명과 주를 포함하는 강해 기법의 다양성을 발전시켰다. 예컨대 중세기 초기인 7세기에 프랑스의 베네딕트 수도사가 <고대전승에서 온 시편의 주해>라는 의미심장한 시편 강해 핸드북을 내놓았다. 이 책은 15세기에 와서도 여전히 사용되었다. 이 주해서는 두 가지 다른 요소로 이루어졌는데, 우선 간단한 단어 설명과 두 번째는 본문의 실제적 해설이 깃들여졌다는 것이다.

2) 석의에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한 실제적 발전은 유대교의 해석문학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그들의 히브리어 지식에 힘입어 해석학은 시편 본문을 더 깊이 연구하여 최초의 휴머니즘에 큰 도움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종교개혁의 학문적 성과에 영향을 끼쳤다.

C. 종교개혁 시대

시편해석에 새로운 표준을 정한 사람은 독일 인문주의자 요하네스 로이힐린(Johannes Reuchlin of Pforzheim) 이었다. 그는 히브리어에 체계적인 관심을 갖고 교과서를 저술하였다. 그리고 7편의 속죄시편에 관한 주해서를 출간하였는데, 루터는 로이힐린의 영향을 받아 시편강해를 하였다.

마틴 루터의 시편해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마틴 루터는 오늘날 말하는 역사비평 관점에서 해석하는 방법과는 거리가 멀다. 역사비평학의 방법이 올바른 해석을 위해서 ‘저자’의 ‘삶의 자리(Sitz im Leben)’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루터는 해석하는 ‘해석자’의 삶의 자리를 중시한다.

2) 문자적 해석(그리스도 중심적 해석)을 중시하면서 교훈적 해석(신자 적용적 해석)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3) 원전 중심으로 문법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4) 바울 중심적 해석이었다. 즉, 바울의 이해를 시편해석의 전 이해로 삼았다. 그래서 루터의 시편강의를 읽을 때, 바울서신에 나오는 구절을 거의 장마다 만나게 된다. 그는 바울로 시편을 이해하고 시편으로 바울을 이해하려고 하였다.

5) 루터는 시편 강의에서 ‘하나님의 의’의 문제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를 규명하는 데 더욱 힘을 쏟았다. 즉, 그리스도와 신자의 고난을 이해하는 것이 시편해석은 중요한 목적이었다. 시편 23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신자의 고난을 이해하는데 대표적인 이해를 주었다.

한편 칼뱅은 시편을 이해함에 그의 히브리적 지식에 근거하여 언어학적 형태와 본문의 구조를 철저히 연구하였다. 시편을 지은 각 사람의 의도를 이해한다. 즉, 저자의 생각의 전달은 그가 주석의 목적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성경의 ‘참된 의미’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시인은 자신의 신분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모형을 우리에게 제시해 주고 있는데, 다윗이 예언의 영으로 알게 된 것은 그리스도가 기이하게 수난당해야만 했다는 점이다”라고 하여 시편 22편의 탄식시를 그리스도의 모형의 한 예로 보고 있다.

D. 역사비평적 해석

19세기에 이르러서 생성시기를 추론함으로써 시편을 해석하려는 역사적 해석이 확고한 우치를 얻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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