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한 사회에서 안에서는 그 사회에 맞는 법과 제도가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듯이, 그 나라에 맞는 도덕과 법이 있게 마련이다.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동양에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는 태도가 하나의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전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어른에 대한 공경은 중요하지만, 특히 한국에서는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남다르다.

이처럼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그 나라와 문화에 따라 맞는 삶의 방식과 태도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름 그곳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알 필요가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에는 서로 다른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든, 어떤 문화에든 반드시 지켜야 할 법이 있게 마련이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와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라는 계명은 어디를 가든 지켜야 한다. 이에 우리에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이나 법이 있고, 그 규정들은 로마를 가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칸트(I. Kant)는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지켜야 할 도덕률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정언명법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항상 도덕률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항상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은 그렇게 행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칸트는 원칙론자로서 “거짓말 하지 말라”라는 명제는 언제 어디서든 항상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칸트는 보편적 원리를 제시하는데, 이 원리는 모든 사람이 항상 지켜나가야 하는 하나의 윤리적 법칙이다. 이는 어디를 가든, 어떤 방식으로든,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든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라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칸트가 말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항상 언제나 지켜야 할 도덕률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과거 칸트를 비롯한 철학자들이 제시한 윤리적 덕목처럼 현대인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보편적 형태의 방식을 ‘국룰’이라고 부른다. 요즘 세대들이 만든 신조어 ‘국룰’은 우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룰(rule)을 말한다.

그렇다고 국룰은 엄격한 의미로 사용되기보다는 다소 유연한 삶에서 사용되어 진다. 예를 들자면, “햄버거 먹을 때는 콜라가 국룰이다”라는 말처럼 꼭 지켜야 할 의무나 당위성을 지녔기보다는 대다수 사람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말이다.

“흰 셔츠에는 청바지가 국룰이다”라는 표현처럼 당위나 의무감은 없이 대다수 사람들이 즐겨 입는 형태의 패션을 말할 때도 사용된다.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국룰의 의미는 편하게 사용되는 일상용어의 의미이다. 나름 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하고 또 즐겨 사용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이는 말이다.

옛날 어른들이 비오는 날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파전이었다. 현대인들이 다시 이 표현을 쓴다면, “비오는 날에는 파전이 국룰이다”라고 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세대들이 만들어내는 표현들을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말들이 눈에 띈다.

한여름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한창일 때, 우리는 어떤 국룰을 찾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시원한 수박화채가 무더위를 식혀주는 데는 국룰이 아닐까?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한 여름 시원한 수박 한 통으로 더위를 식히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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