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궁 목사(D.Min., 많은샘교회 담임, 미국 루터신대(LTSP) 졸업)

영국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 이전부터 기독교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4세기, 도나투스파를 정죄하는 교회 회의에 요크와 런던의 감독이 참석합니다. 하지만 앵글로 색슨족이 정착한 이후, 그레고리가 교황위에 올랐을 때, 영국은 다시 이교지역입니다. 또한 울피라스에 의해 전파되었던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지방의 기독교도 소멸되거나 이주하는 고트족을 따라 서부 유럽으로 이전합니다. 스웨덴 선교는 9세기, 노르웨이 선교는 10세기에 가서야 시작됩니다.

로마의 그레고리 교황은 노예시장에서 푸른 눈의 이방인을 보고 영국을 이교도들의 땅으로만 알게 됩니다. 그래서 596년, 켄터베리(Canterbury)의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을 영국으로 파송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우여곡절 가운데 597년이 되서야 영국 남부, 켄트에 도착합니다. 당시 켄트의 왕은 프랑크족의 공주와 결혼합니다. 프랑크 공주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누스에게 왕은 597년 6월 1일 세례를 받습니다. 왕이 받으니 당연히 그의 부하들도 10,000여명이 세례를 받습니다. 이른바 전형적인 위로부터의 선교입니다. 그리고 캔터베리에 교회를 건축하고 수도원도 세워 수도사와 성직자를 구분하며 발전합니다.

아일랜드의 선교는 성 패트릭(St. Patrick)을 대표적으로 봅니다. 패트릭은 웨일즈 지방의 부제의 손자로 태어나 405년경 포로로 잡혀 아일랜드에 가게 됩니다. 그 후 도망친 패트릭은 프랑스의 레랭 수도원에 기거합니다. 그런데 마치 바울의 환상처럼 아일랜드인들이 돌아와 달라는 꿈을 꿉니다. 그래서 다시 아일랜드에 432년, 선교사로 돌아갑니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금욕적 성향의 수도원을 설립합니다. 아일랜드의 수도원은 교회의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따라서 지역을 담당하는 종교 단위는 교구가 아닌 수도원입니다. 물론 아일랜드에서 주교의 임명도 있지만 주교의 역할은 성찬식 주재 정도에 그쳤고, 교계를 관장하는 것은 수도원장입니다.

그의 후임인 피니안(Finian, 470~548)은 학문과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아일랜드의 수도원 학교를 발전시켜 선교사들을 배출합니다. 이들은 무작정 보름치 정도의 식량만 싣고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도착하는 곳이 선교지라고 여겼다는 감동적인 선교의 이야기들이 나오게 됩니다. 피니안의 제자인 콜룸바(Columba, 521~597)는 563년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아이오나(Iona) 섬에서 12명의 수도사와 정착을 한 후 스코틀랜드에 수도원과 학문 부흥에 기여합니다. 이후 잉글랜드 북부는 이들이 신앙을 전합니다.

이제 잉글랜드는 켄터베리와 아이오나로 대표되는 교회가 생겨납니다. 이를 켈트식과 로마식, 또는 토착화된 기독교와 비토착화된 기독교의 차이로 말합니다. 차이의 중심 내용은 크게 부활절 시기, 두발, 교회제도, 교황의 권위, 세례 등으로 봅니다. 켈트식에서는 부활절을 4월 14일~20일 사이의 날짜 중심으로 지킵니다. 반면에 로마식은 춘분 후 첫 만월 후 그 다음 주일이라는 요일 중심적 사고를 가집니다. 수도사들의 두발에서는 켈트식은 머리 둘레를 깎는 반면 로마식은 가운데만 깎습니다. 그래서 주변머리가 없다거나 소갈머리가 없다는 농담이 나옵니다. 그리고 켈트식은 수도원장이 교회를 관할하지만 로마식은 교구 중심이며 교황이 최고의 위엄을 가집니다. 세례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상세히 전해지지 않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663/4년 휘트비(Whitby)에서 회의가 열립니다. 이때 왕은 교회의 설립연대를 물었고 켈트계에서 답한 아이오나 수도원의 시작과 달리 로마교회는 베드로의 설립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왕은 더 오래되었다는 로마식을 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전래에 의하면 663년 이전에 영국에 전염병이 만연했을 때 켈트식 감독들이 거의 죽어 로마식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고도 합니다. 또 정치적으로는 켈트족이 아닌 앵글로 색슨족의 치하에서 켈트식이 아닌 로마식 교회를 따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아이오니아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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