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사(예수비전교회)

해외에 갔다 왔을 때 겪게 되는 시차라는 게 참 무섭네요. 독일 연합집회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는데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밤을 꼬박 센 후 새벽예배를 가기도 했고 한 시간이나 두 시간 겨우 잠을 자고 새벽예배를 가기도 했습니다. 목요일에는 한 시간 겨우 자고 새벽예배를 가는데 아내가 가지 말고 자라고 합니다.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어이 차를 몰고 교회로 가서 새벽예배를 드렸습니다. 다른 때와 동일하게 30분 미리 가서 기도하는데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황 집사님이 제 얼굴을 보더니 너무 안 좋다고 합니다. 거울을 봤더니 정말로 제 얼굴이 새까맣게 변해 있었습니다.

힘든 몸을 기어이 깨워 새벽예배에 나간 이유가 있습니다. 독일에서 금요일에 돌아왔고 주일 설교 중에 새벽예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절제 없이는 새벽예배가 불가능하다고요. 밤에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을 절제하지 않으면 새벽기도 하기 어렵고, 이른 시간에 좀 더 자라고 잡아당기는 침대의 유혹을 절제하지 않고는 새벽기도를 할 수 없다고요. 그러면서 아래의 말씀을 인용했습니다.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릴지라도 오직 상을 받는 사람은 한 사람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상을 받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노라(고전 9:24-25)”

또한 교사들, 셀 리더들, 기관의 임역원들에게 도전했습니다. 내가 예배에 목숨 걸지 않으면서 맡겨진 아이들, 셀원들, 기관원들에게 예배에 목숨을 걸라고 하면 그 말엔 권위가 없고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고요. 기도생활이나 말씀생활이나 전도생활도 마찬가지라고요. 목사가 먼저 말씀을 전하는 대로 살아가지 않으면서 설교만 한다면 그 설교에 무슨 영적 힘이 있겠느냐고도 설교했습니다.

예수님 이야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권위가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의 가르치심에 놀라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마7:28-29). 그 이유는 성령의 능력으로 말씀을 전하셨기 때문이고 예수님이 먼저 행하시면서 말씀을 전하셨기 때문이라고 설교했습니다.

예수님의 그런 모습은 당시 종교지도자였던 바리새인들이나 서기관들의 모습과 전혀 달랐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은 그럴듯하게 가르치지만 정작 자신들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 아니하며 또 무거운 짐을 묶어 사람의 어깨에 지우되 자기는 이것을 한 손가락으로도 움직이려 하지 아니하며(마 23:3-4), 이렇게 설교한 후 제가 새벽을 깨우지 못한 채 잠을 자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몸이 너무 아파서 움직여지지 않는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몸이 움직여지기만 한다면 어떻게든 새벽기도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만 보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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