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표 목사(군산중동교회)

이덕성 목사(전 말도교회 시무)의 글

고이 간직했던 돈 50만 원 전부를 건축헌금으로 드렸습니다. 이를 보신 김용은 목사님께서 “할머니가 무슨 돈이 있어서 하겠습니까?” 하시며 교회에 알리셨는데, 이를 전해 들은 성도들의 마음이 감동되어 그때부터 건축의 역사가 불붙듯이 일어났다고 하시며 감사하셨습니다. 제 앞에서도 수도 없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성락원이 지어지기 전까지 목회하게 하시고 은퇴하고 나서는 성락원에 가서 쉬게 해주시니 너무나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성락원에 가신 후에도 전도사님에게 개인 방이 허락되어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어서 여전히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추 전도사님이 섬을 떠나시기 전에 제가 단식 5일을 하며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구하셨는지 장작불에 닭백숙을 정성 다해 고아 국물부터 떠주시며 하신 말씀이 뚜렷하게 기억납니다. “전도사님, 승리하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신 말씀도 감사의 말씀이셨습니다. “전도사님 감사합니다. 제가 편히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락원에 가시기 전 제게 당부하신 말씀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누가 물으면 혼자 있다 하지 말고 반드시 성부 성자 성신과 같이 있다고 하세요. 삼시 세끼 꼭 챙겨 식사하시고 낚시는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마을 사람이 오해합니다. 성락원에 가서 전도사님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할게요.” 그리고 그해 1983년 가을이 시작될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신 정든 말도를 제게 맡기신다며 떠나가셨습니다. 저희의 모든 재정을 다했는데도 아마 20만 원 정도 되었을까. 적은 돈을 드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찌 24년의 성역을 마치고 떠나는 종에 대한 합당한 예우일 수 있을까요? 그렇게 추 전도사님은 처음 오셨던 그대로 빈 몸으로 떠나가셨습니다, 성도들은 전도사님이 떠나시기 전날에 많이 울었지만, 떠나시는 날은 웃으며 선창가에서 손을 흔들며 보내드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뒤를 이어 7년 섬긴 말도에서 뵙게 된 추 전도사님은 제가 만났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분의 기념관을 말도에 짓는다는 소식을 들으며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불현듯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추명순 전도사님은 갈릴리 같은 우리 섬마을에 오셨던 예수님이 아니셨을까.

임봉학 목사(前(전) 제3대 말도교회, 現(현) 베트남 선교사) 의 글

저는 말도성결교회에 1989년 3월 말 부활절을 앞두고 부임하여 1991년 12월에 말도를 떠나 부산 수정동교회 부목사로 부름 받아 이동하기까지 2년 9개월 동안 목회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말도가 담임목회자로서 처음 맡겨진 목양지였기에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소중한 기억으로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추명순 전도사님과의 만남은 오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기막한 인연이었습니다.

추명순 전도사님을 처음 뵌 것은 1989년 말도교회 목회자로 부임하기 몇 달 전이었습니다. 그때는 서울에서 증가교회 고등부 교육전도사로 사역하면서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 3학기를 마치고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대학원 기숙사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어떤 학우가 ‘선교지 섬이야기’라는 고군산군도 교역자 연합회에서 섬교회 소식을 묶어 발행하던 계간 잡지를 기숙사방 한 켠에 두고 간 것을 제가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그 선교지 섬 이야기를 보았을 때는 대한민국 땅에 아직도 이런 외진 곳이 있구나하며 막연히 여행지 정도로만 생각하며 지나쳤었습니다. 당시 대학원 기숙사에서 머무르며 석사 논문을 쓰는 중이었는데 논문 진행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답답해하던 중 문득 생각난 곳이 지난번 선교소식지로 보았던 고군산군도였습니다. 그래서 기분 전환도 할 겸 여행차 고군산군도 그중에서도 끝 섬인 말도를 혼자서 찾아갔던 것입니다.

내가 경험했던 추명순 전도사님

말도교회에서 어떤 분이 계시는지도 잘 모르고 그저 여행자의 기분으로 말도에 당도하였습니다. 당시 유일한 교통편인 새마을호 여객선에서 내려 말도 섬을 천천히 둘러보며 교회로 걸어올라가 그곳에 당도하였을 때 할머니 한 분이 저를 맞아 주셨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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