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제임스 K.A.스미스’는 기독교 철학자이면서, 신학, 윤리학, 미학, 과학, 정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학계와 사회와 교회를 이어 주는 독특한 은사가 있다. 현재 캘빈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은 문화 창조자들의 영성을 다루면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에 몰입하는 것이 제자도의 핵심이며 원동력임을 보여 준다. 예배는 문화를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이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를 지향하도록 우리의 사랑과 갈망을 길러내는 “상상력 저장고”다. 정의를 추구하고 문화를 새롭게 하고 모든 창조 세계의 잠재력을 펼치려는 소명을 수행하려면, 당신의 상상력을 형성하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잘 예배해야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예배 실천을 통해 영적 습관이 길러진다.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예배한다. 그런데 당신은 당신이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바를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이것이 기독교 제자도의 처음과 마지막이다.

저자는 욕망과 습관, 이야기, 몸 등을 소재로, 제자도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자기 삶 속에 예화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 궁극적으로 교회 예배가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영적 성장의 핵심이라고 그 중요성을 언급한다.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랑하는 것들을 살펴보면 사랑은 습관이다. 우리의 사랑이 두 번째 천성과 같다는 뜻이다. 사랑은 숨을 쉬거나 눈을 깜박이는 것처럼 많은 경우 의식적 자각이라는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은 채 우리에게 방향을 지시하고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또한 습관이 의식 아래에서 작동하는 무의식적인 것처럼 습관화의 과정도 무의식적이며 은밀하다.

우리의 세계-내-존재가 지향할 방향을 가리키는 모든 종류의 무의식적이거나 잠재적인 과정 대부분은 우리는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직관과 감정, 즉 우리 뼛속에 새겨진 일종의 노하우로 세상에서 길을 헤쳐 나간다.

성품과 덕도 이 무의식의 차원에 자리 잡고 있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은 스스로 배우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서 자기에게 닥치는 상황을 올바르게 바라본다. 성품은 당신이 습득한 성향(덕과 악덕)의 그물망이며, 이것은 자동성으로 작동하여 개인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규정하는 동시에 당신을 움직이고 당신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좋은 삶에 대한 전망을 겨냥하는 당신의 사랑이나 욕망은 대체로 비의식 차원에서 작동한다. 사랑은 일종의 자동성이다.

우리가 어떤 자동성을 습득하고 실천하기로 작정할 때 그것이 무의식에 새겨진다. 피아노 연주나 운전 연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그 리듬이 습관의 일부가 될 수 있게 반복해서 연습하기로 작정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사랑은 습관이기 때문에 대개 수면 아래서 작동한다. 따라서 당신의 사랑은 습득된 것이라도 무의식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할 수도 있다. 당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당신의 사랑을 훈련하고 사랑의 대상을 겨냥하고 지향하는 일이 이뤄질 수도 있다.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며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복이 필요하다.

“당신은 사랑하기를 원하는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기를 원하는가?”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움직이고 존재하는 법을 배우자. 교육의 핵심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사랑하느냐이다.

저자는 젊은 복음주의자들이 기독교 신앙에 대한 환멸과 씨름하며, 공장에서 찍어 낸 듯한 청소년 사역 영성과 ‘기독교 수련회’ 문화 때문에 냉소에 빠진 이십대들을 만났고, 분노와 좌절, 비통함에 사로잡힌 학생들과 함께 지냈고, 그들이 신앙의 역사적 실천을 발견하며 새로운 생명을 발견하는 것을 보았다. 감정 표현에 몰두하는 원기 왕성하고 열광적인 예배에 질린 젊은 그리스도인들이 테제 묵상의 침묵과 단순성에서 숨 쉴 공간을 발견한다. 바로 아이들이 전통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다.

자녀의 신앙 형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 중 하나는 역사적 기독교 예배와 여러 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에 헌신 된 교회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청소년 사역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이루는 나머지 요소와 마찬가지로-예배당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청소년 사역에서 젊은이들이 더 폭넓은 그리스도인의 실천을 성령의 리듬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실천과 훈련을 소개한다. 그런 실천과 훈련이 ‘성령이 거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성화가 그리스도로 ‘옷 입는’ 것이라면 효과적인 청소년 사역에서는 젊은이들이 실천을 통해 ‘예수를 입어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습관의 영적 힘에 초점을 맞추는 가르침과 배움에서는 작은 것이 축적되었을 때 나타나는 힘, 사소한 실천이 지닌 형성적 힘을 인식한다.

우리는 이름 모를 우주를 떠돌고 있지 않다. 우리는 집에 있다.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세상은 그저 ‘자연’이 아니라, ‘창조 세계’다. 세상을 하나님의 창조 세계로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부르심임을 깨닫는 것이다. 성령은 당신에게 들을 귀와 볼 눈을 주셨으므로 창조 세계는 우리를 부르는 선물이다.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방이요, 그 자체가 초대장이다.

당신은 하나님의 형상을 비추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 곧 우리가 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대단히 현세적이며 인간적인, 너무나도 인간적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형상을 비춘다.

탕자의 아버지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맞으러 이미 나와 계신다. 그분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한다.

예배의 잔치로 오라. 그러면 당신은 새로워지고 새로운 습관을 얻어 세상으로 나아가고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에 “아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 저자(글) · 박세혁 번역, 『비아토르』, 201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