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방 2탄, 무엇을 잘못 했길래 저렇게 빌까?

본방 5탄 시리즈 귀추 주목

강남철 목사(인천 복된교회 담임·교회와역사연구소장)가 본지에 투고한 ‘성령컨퍼런스를 계기로 교단을 정상화시키자’라는 칼럼에 대해 유지홍 장로(전국장로회장)가 지난 2009년 12월 28일, ‘기사에 대한 조치 및 답변 요청’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내자 이 사실을 안 김명기 목사(목포 팔복교회)는 지난 2003년 11월 14일, 서울역 그릴에서 ‘목회신학연구원’ 문제로 모인 회의 때 유 장로가 “이 새끼 이놈의 개새끼야”라고 발언한 녹음 내용을 성결네트워크에 공개했다.

이후 김 목사는 유 장로에게 지난 2월 19일까지 내용증명 보낸 장로와 강 목사에게 공갈협박 전화한 장로들을 모두 파직출교 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자 드디어 지난 2월 25일, <성결네트워크>에 ‘본방 2탄, 잃어버린 세월-7년 전 약속’이란 글과 녹음 파일을 게재했다. 이 녹음 내용은 유 장로가 7년 전에 김명기 목사에게 찾아가 두 번째로 무릎 꿇고 빌었던 실황을 재방송한 것이다.

이 녹음에서 김명기 목사가 “장로님 저한테 뭐 할 말씀 있으세요?”라고 묻자 “없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말씀드렸으니까 말씀 더 드릴 것이 하나도 없고. 여러 가지가 죄송합니다. 더 이상 뭐 다른 말씀 드릴게 없고 정말 용서해주세요. 정말로 정말 용서해주세요. 용서하세요”라며 “죄송해요. 정말입니다. 충심으로 내가 사과드립니다. 몇 번 내가 목사님을 뵈려고 왔는데 (무릎을 꿇으며) 정말이예요. 용서해주세요. 정말이예요. 용서해주세요. 정말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정말 목사님 최선을 다해서 내가 사랑할 겁니다. 용서하세요”라고 애걸했다.

이 녹음 파일에서 “용서해 달라”는 말을 14회나 반복했다. 이 부분에서 너무나 의구심이 갔다. 본방 1탄에서는 목사에게 “개새끼”라고 말한 장로가 본방 2탄에서는 목사에게 “용서해 달라”고 애걸한 이유가 무엇일까?

잔혹한 폭력성과 공포감은 동시에 오는가 보다. 지난 호에 소개한 응용윤리학자이며 유대인인 글로버는『휴머니티(Humanity)』에서 20세기에 저지른 세계대전들의 참혹한 전쟁들을 분석했는데, 요즈음 교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전쟁 상황을 빗댈 수 있다.

글로버는 이 책에서 1968년 3월 16일 베트남 민간인 마을 미라이(My Lai)에서 미군이 대량학살을 한 것을 예로 들었다.

미군이 베트남 민간인을 하루 종일 학살하고 다녔다. 장교들의 명령에 군인들은 복종했다. 그들은 기관총으로 도랑 속에 있는 마을 사람들을 쏘았다. 군사규율은 가족과 공동체의 도덕적 압력보다 더 크게 작용했다.

그들은 왜 이렇게 잔혹했을까? 그 이유는 공포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 전에 챨리(charlie) 부대는 베트콩에게 포위된 상태에서 고립되어 서로의 생명을 위하여 서로 의존했다. 그들의 고립과 결속은 그 공간 속의 사회적 압력으로 사적인 도덕적 세계를 만들었다. 마을사람들을 희생자가 아닌 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바라 보았다. 따라서 동정심이 줄어들었다. 도덕적 억제는 점차로 부식되었다.

도덕적 부식이 된 이유는 ‘상대를 측은히 여기는 것’을 ‘감정에 의한 나약함’이라고 비난하는 ‘강성을 숭배하는 것’에 의해서 점차 강화되었다. 그들의 마음은 돌아버렸다. 내부로부터 ‘폭행에 대한 격발’이 정서를 고갈시켰다. 보복한 것이다. 사람을 죽인 후 다음 죽이는 것은 쉽다.

이때 집단 심리 속에서 잘못을 느끼고 빠져 나왔어야 했다. 도덕적 차원에서 탈출구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파구는 있다고 글로버는 주장한다.

근접 전투보다 지역 폭격은 인간의 도덕적 무감각성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

정밀 폭격이 가능할 때도 무조건 방대한 폭격을 한 것을 학살(murder) 이라고 표현하였다. 그 순간에는 직관이 필요한 것이다.

미군이 베트콩으로부터 고립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었기에 공격할 때는 상대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했던 것이다. 겁 많은 개가 더 많이 짖어 대는 법이다.

강 목사에게 그렇게도 잔혹하게 대했고, 본방 1탄에서는 김 목사에게 “개새끼”라고 한 장로가 본방2탄에서는 공포에 휩싸인 목소리로 “용서해 달라”고 한 사건은 제2의 미라이 마을 학살 사건과 같다.

이젠 유 장로가 전국장로회 명의로 목사들에게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집단이 움직이면 무서운 파괴력을 보이기 때문에 사과하고 전쟁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져 가고 있다.

글로버에 의하면 종족주의는 전쟁으로 가는 심리의 중심에 있다. 갈등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종족 국가 혹은 단체의 올가미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 전국장로회 일부 장로는 종족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근자에 벌어지고 있는 교단 종교 전쟁을 빗댈 수 있는 설명이 글로버 책에 써 있다. 글로버는 “러시아에서의 러시안 인형(doll)의 문제와 같다. 한 국가 안에서 분리를 원하면서 더 작게 되고자 하는 국가가 있는데, 그 두 번째 국가 안에서도 분리를 원하면서 아직도 더 작게 되기를 원하는 종족이 있다. 유고슬라비아 안에서, 크로아티아는 독립을 원한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안에서, 크라지나는 독립을 원한다. 그리고 크라지나 안에서 조차도,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에서 빠져 있는 비 세르비안 계 사람들이 있다. 러시아에서 골치 아픈 종족 문제 때문에, 종족 국가를 원하는 그룹들에게 독립을 주는 어떤 정책이라도 새 민족국가에 있어서 최소 단위들을 위한 보증과 연계시켜야만 한다”고 말했다.

손자병법에 보면,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말이 있다. 이는 풍랑을 만나 어렵고 힘들어도 같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풍우동주를 오월동주(吳越同舟) 라고도 한다. 이 고사성어의 뜻은 원수같은 사람들이 공동의 난관을 만나 어쩔 수 없이 합심했다는 뜻이다.

손자(孫子) 구지(九地) 편을 보면, 춘추 전국 시대에 중국 남쪽에 오(吳)와 월(越)이라는 제후국이 있었다.

두 나라는 인접했고, 서로 이어져 있었지만, 항상 전쟁이 그치지 않았다. 양국 백성들은 서로 원수 대하듯 하였다. 이러한 양국 관계 때문에, 백성들은 서로 마주 치기라도 하면 욕지거리하며 말다툼을 했고, 사생결단의 결투를 하곤 했다.

그런데 두 나라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타게 되었다. 마침 폭풍우가 몰아쳤다. 풍랑 가운데 두 나라 백성들은 합력하여 난관을 벗어나려고 애썼다. 서로 욕하거나 싸우지 않고 서로 도왔던 것이다.

유 장로(전국장로회장)와 강남철 목사, 김명기 목사는 모두 성결인이다.

장로가 목사에게 공개 사과하여 풍우동주, 오월동주하기를 바라는 것이 교단 목회자들과 대다수 장로들의 마음이라는 것이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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