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는 개혁과 더불어 지키는 개혁 요구

개혁의 조건 ‘원칙 지키고 좋은 습관 길러야’

교회는 개혁의 주체임과 동시에 개혁의 대상이다. 교회는 하나님이 항상 새롭게 하시고, 새롭게 된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 manda)’는 말은 교회 자신으로 하여금 끊임없는 자기반성과 정체성을 잊지 않게 한다.

교회의 개혁은 항상 두 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고치는 것, 또 하나는 지키는 것이다. 개혁을 판을 뒤엎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개혁에서 중요한 것은 바꾸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다. 개혁의 일면이 구습, 관행, 악법을 고치는 것이라면, 다른 일면은 법을 지키고, 좋은 전통을 되살리는 것이다. 바꾸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이 지키는 것이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여 비난하고, 시류에 편승하여 개혁! 개혁! 소리친다고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부터 원칙을 지키고, 스스로를 좋은 습관에 매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개혁의 조건이 된다.

우리교단에 개혁의 바람이 분다. 전국 각 지방회마다 부는 이 바람이 과연 고치자는 바람인가?

아니면 지키자는 바람인가? 어떤 사건, 어떤 이슈를 가지고 개혁한다고 사람을 바꾸고, 조직을 바꾸고, 법을 바꾼다고 교단이 새로워질까? 그것은 리모델링에 불과하다. 진정한 개혁은 각 지방회 구성원, 성결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새로워지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힘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바꾸고, 고치고, 부수는 것보다 먼저 지키는 것부터 해야 한다.

각 지방회 임원들과 총회대의원들이 결정됐다. 그리고 총회임원 후보들도 선출이 됐다. 이들이 교단 개혁을 위해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본인들부터 법을 지키는 것이다.

너도나도 바꾸겠다고 개혁하겠다고 외치면서 있는 법도 무시하며 이상한 법 만드는 개혁의 대상이 되지 말고, 있는 법부터 잘 지키는 진정한 개혁의 주체가 되기 바란다.

지난 총회에서 ‘총회장·총무를 고발한 자는 심판에 회부한다’는 법이 신설되었다.

그런데 그 법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총무를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회의록이나 공문서를 개인 임의로 삭제하거나 변조한 경우도 발생했다.

모두가 법보다 우선하여 사정과 형편을 고려한다는 이유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

반대로 교회진흥원 직원으로 선발된 자 중에 법조항에 시행법 조항에 ‘전도사’란 문구가 없다는 이유로 임용거부가 되었다.

지방회를 옮기고 싶다는 모 교회에 대해서도 ‘관할지역 이탈’이라는 법 논리를 펴면서 일부에서 반대하고 있다. 

어디서는 범법이고, 어디서는 요령을 말한다면 교단 헌법이 무슨 소용인가? 법도 다수결로 처리하는가? 이래서야 누가 총회를 신뢰하겠는가? 이렇게 이현령비현령 하니 교단에 영(令)이 서질 않고, 권위가 땅에 떨어져서, 현재 끊임없는 개혁의 요구가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교단에는 고쳐야 할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이 훨씬 많다.

총회장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 동기간의 의리, 담임목사와 부목사간의 도리, 원로목사와 후임목사간의 도리, 목사와 장로간의 도리, 목회자로서의 윤리, 성도로서의 도리, 국민으로서의 도리, 언론이라면 지켜야 할 도리, 임원 입후보자들로서 지켜야 할 선거법, 총회본부 직원으로서 지켜야 할 조직과 주요사항에 대한 비밀의 의무 등, 신문사 사장과 기자로서 획득한 정보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 재단의 금전문제에 관계된 자들로서 지켜야 할 청렴의 의무 등...

어설픈 개혁은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어설픈 행정은 없느니만 못하다. 어설픈 임원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교단에 말만 무성하고, 사람만 웅성웅성하지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나서는 자는 아무도 없다. 비생산적, 반개혁적이면서도, 동시에 권력지향적, 음모적, 이념적, 지역편중적 교단이라면 우리교단은  ‘개혁교회(Reformed Church)’가 아니라 ‘불구교회(Deformed Church)’임에 틀림없다. 개혁교회는 개혁하면 되지만, 불구교회는 방법이 없다.

교단의 불구화를 막는 진정한 개혁이란 나로부터 법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고치는 개혁과 더불어 지키는 개혁을 강력하게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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