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내 정치조직·파벌은 하루빨리 사라져야

총회, 교단의 미래 논하는 장으로 만들자

▶대 담：박병득 국장   

▶정 리：박덕환 기자

▶일 시：2010년 4월 16일

▶장 소：시온성교회 당회장실

20년간 군목으로 60만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이후 1988년 시온성교회로 부임해 지난 20여 년 동안 시온성교회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균형 있게 성장하여 이천 지역사회에 어둠을 밝히는 등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터전을 닦은 박봉상 목사가 내년이면 후임자에게 교회를 물려주고 은퇴하게 된다. 이천YMCA 이사장, 한국기아대책본부 경기동부 지회장,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경찰경목실장 등으로 활약하며 지역과 함께 한국복음화에 적극 나선 점을 높게 평가 받아 ‘2010 존경하는 목회자 대상’을 수상한 박봉상 목사에게 그 동안의 풍부한 경험과 넓은 안목으로 교단과 한국교회의 가야할 길과 문제점에 대해 물었다.

Q 은퇴가 얼마 안 남았다. 지난 목회를 회고하면?

A 서울신대를 졸업하고 응암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하던 중 군목시험에 응시해 군목생활을 20여년 했다. 지금 그 시절을 돌아보면 내 젊은 시절의 뜨겁던 열정을 모두 쏟아 부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정말 후회 없는 사역을 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령진급을 앞두고 이천교회(시온성교회 옛 이름)로 부임하게 되었다. 장로 분들이 5천 평 땅이 있으니 복잡한 서울을 벗어나 근교에서 멋진 교회를 짓고 꿈을 한번 펼쳐보라고 제안해 군목생활을 마무리 하고 새로운 꿈을 가지고 이천으로 오게 되었다. 그런데 와 보니 5천 평 땅이 교회부지로 용도변경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공원부지였다.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뜻이 있으시어 나를 이천교회에 보내셨다는 생각으로 교회건축허가를 받기 위해 그 이후부터 말단 공무원부터 고위 공무원까지 수백 명을 만나러 다녔다. 부동산 관련법규 공부도 많이 했다. 공원을 다른 용도의 땅으로 변경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한국전쟁이후로 공원부지를 교회건축이 가능한 용도로 변경한 경우는 우리교회가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주님께 매일 기도를 드리고 확신을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는 노력으로 20년이 지나 용도를 바꿀 수 있었다. 그렇게 교회를 짓고 지금은 건축 관련 부채도 다 정리했다.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힘든 가운데에서도 건축 관련 부채를 모두 마무리했다.

어렵게 교회를 건축하고 난 후에 은퇴 전에 꼭 하고 싶었던 선교센터와 복지관을 지으려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교회건축을 마무리 한 직후라 힘이 빠져있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하던 차에 당시 79 세의 민영남 권사가 교회의 다양한 복지 사역을 위해 상가와 대지 등의 재산을 헌납했고 그 재산을 기초로 해서 최근에 필리핀에 선교센터를 건축하게 되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하고 싶은 공부도 많이 했고, 또 능력에 맞지 않는 직책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서울신대를 수석졸업하고, 서울신대 역사상 처음으로 문교부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시온성교회의 장로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배려와 도움으로 고려대학교교육대학원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을 졸업할 수 있었다. 이 지면을 빌려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기회와 도움을 주신 주변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Q 오산리기도원이 인가가 날 수 있도록 배후에서 큰 역할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A 군목으로 사역하고 있을 때 조용기 목사가 공원부지로 되어 있는 오산리기도원터를 인가 받으려고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공원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그 때 오산리의 허가권은 모 사단이 가지고 있었다. 그 사단의 군종참모로 재직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사단장 세례를 내가 주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와 부탁했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부탁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사단장에게 부탁을 했더니 사단장 얼굴이 빨개져서는 “내 어깨에 있는 별들이 다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거절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괜한 부탁을 했나보다 후회를 했다. 이후 사단장 마음에 근심이 생겨 아침마다 금식기도를 하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를 드려 우여곡절 끝에 허가를 받아 낼 수 있었다. 그 사단장과 죽기를 각오하고 계획한 일이 주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해 주신 일이지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내가 오산리기도원과 시온성교회의 용도변경을 이루는 과정에서 관련 인사들도 많이 만나고 또 부동산관련 법규에 대한 지식도 많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얻은 경험과 지식을 내 모교인 서울신대를 위해 쓰고 싶은데 기회를 갖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 서울신대가 가지고 있는 넓을 땅을 활용하면 지금 보다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갖출 수 있다. 방법은 충분히 있다. 졸업식 때마다 학교를 가면 정문도 너무 좁고 학교전체도 많이 협소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서울신대의 발전에 활용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내게 이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해 주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금까지 홀로 간직하고 있다.

Q 성결교회 후배들이나 목사님들에게 성결교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해줄 이야기가 있다면?

A 무엇보다 교단에 파벌 사조직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 때문에 파벌이 생기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교단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제비뽑기가 유일한 대안이다. 선거에서 오는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요즘 지켜보면 선거 때 돈 쓰는 일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지경까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제비뽑기를 도입하면 파벌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지고 그에 따라 갈등도 함께 없어지며 선거에 쓰는 돈도 사라질 것이다. 총회는 교단의 미래를 논하고 개혁을 의논하는 아름다운 잔치가 되어야 한다.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총회가 선거에 매몰되어 교단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 시급한 문제이다.

요즘 교단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왜 교단헌법에 뿌리를 둔 여전도회·남전도회 이 외의 단체들을 만들어 분란을 가져오는지 정말 안쓰럽다. 난 군 생활을 20년을 해서 그런지 교단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사조직 때문에 교단이 사분오열 나뉘어지고 분열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 사조직은 빨리 해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교단이 정상적인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

Q 시기적으로 총회임원선거와 총장선거가 이슈가 되고 있다. 교단 지도자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A 우선은 무엇보다 정치라인에 관여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정치적 그룹에도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되는 사람은 스스로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된다고 해도 그것이 빌미가 되어 권위를 잃게 될까 그것이 두렵다. 흠이 드러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흠없고 도덕적인 지도자가 필요할 때이다. 사람의 능력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진정으로 사람보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우리 교단의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총회와 총장 선거가 계기가 되어 우리 교단이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도해 본다.

Q은퇴후에는 어떻게 남은 생을 살아갈 계획인가?

A 은퇴하면 시온성교회에서 원로목사로 추대할 것으로 결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은 건강하니까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자유롭게 NGO 활동도 하고 필리핀 선교센터와 관련된 일도 하고 싶다. 필리핀 선교센터에서는 전세계선교사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일을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필리핀 선교센터에서 운영하는 어학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일에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지금 봉사하고 있는 경목실장으로도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고 싶다. 경목실장은 은퇴가 없다. 교회에서는 은퇴하지만 경찰 선교에 열심할 계획이다. 은퇴 후를 생각하니 벌써 많은 기대가 생긴다.

Q 은퇴를 앞두고 교단과 한국교회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한국교회와 우리교단은 어쩌면 울타리 속에 있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주님께서 주신 축복을 이웃과 나누는 일에 소홀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는 우리끼리만 잘 살고 교회공동체 안에 갇혀 행복을 느끼기 보다는, 그 기쁨을 이웃과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사회 속에서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전체적인 방향으로 우리교단과 한국교회가 나가야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박봉상 목사 주요 약력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 졸업

♢고려대학교교육대학원 졸업(교육학 석사)

♢미국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 졸업

   (목회학 박사)

♢육군사관학교 교수 및 교회담임 목사

♢서울신대 총동문회장 

♢중부신학원 교장(현) 

♢전국경찰청 경목위원회 회장(현)

♢시온성교회 담임목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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