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장인·장모 지극 정성 모셔

박석구 집사·김혜실 집사 부부

가정의 달을 맞아 귀감이 될 만한 아주 재밌는 가정을 소개한다.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신앙의 뼈대가 굵은 집안으로 장가들어 교회 일꾼이 된 남편과 3대가 함께 살며 신앙의 전수를 하고 있는 아내가 있는 가정 이야기다. 그 주인공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에 거주하는 박석구 집사와 김혜실 집사(초이화평교회)이다.

대학 동기였던 이들 부부는 13년 전 가끔 “우리 결혼이나 할까?”라고 농담 삼아 하던 말이 진담이 되어 2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다.

당시 박 집사의 집안은 입춘이나 석가탄신일 때면 절을 찾는 불교 집안이었다. 어릴 때 크리스마스 선물 때문에 교회에 가 본 적이 있었고, 군대에 입대해서 초코파이 먹으러 한번 가 본 것이 교회와의 인연이 전부였던 사람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예수쟁이”라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로 했을 때 걸림돌이 있었다. 그것은 김 집사의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목사였고 아버지와 김 집사도 모태신앙인 기독교 집안이었던 것이 걸림돌이었다. 따라서 결혼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시한 것이 신앙이었다. 그래서 박 집사는 단지 결혼 때문에 교회에 가겠다고 흔쾌히 다짐을 했고,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그 후 학습, 세례까지 받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결혼용 세례’였다. 그리고 예쁜 딸 은비와 한비를 얻게 되었다.

김 집사는 박 집사에 대해 “항상 다정했고 잘 싸우지도 않았다”며 “혹시 싸우더라도 냉전 상태를 본인이 유지할 수 없어 항상 먼저 사과하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인 딸들도 아빠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때론 엄하지만 친구같이 항상 즐거운 아빠”라면서 “지금도 잘 때는 엄마보다도 아빠를 찾는다”고 말했다.

또 김 집사는 박 집사에 대해 모임에도 혼자 가기보단 가족들이 다 같이 가는 것을 즐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한때 신앙적 갈등이 있을 때도 있었다. 결혼 후 몇 년 동안은 신랑의 회사가 주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아 주일을 지키지 못 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집사 직분을 받게 되고 지금은 3년째 차량 운행 봉사를 하며 집사의 직분을 열심히 감당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주위 사람들은 “마누라 잘 못 만나 이렇게 됐다”고 놀려 대기도 한다. 그러나 박 집사는 “결혼할 때 신앙 생활하기로 한 약속은 하나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어긴다는 것은 너무 두렵다”며 “그래서 직분을 받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박 집사는 “너무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은 직분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잃고 직분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 집사는 늦게 시작된 신앙이지만 절대적인 경외심을 가지고 직분을 감당하고 있다는 처가댁 가족들의 전언이다.  

아내인 김 집사는 “저도 지금 지휘자로서 직분을 감당하는데 남편이 가진 경외심으로 일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시골에 살던 장인과 장모가 2년 전에 덕소로 이사 와 3대가 함께 살게 되었다.

이에 대해 김 집사는 “오빠들도 있지만 막내딸이 부모님을 모시게 된 건 박석구집사의 적극적인 동의가 있어서였다”며 “때론 사는 방식이 달라 곤란할 때도 있지만 신앙의 힘으로 극복하고, 서로가 의지가 되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딸들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잘 하기에 음악회를 기획하여 집에서 공연을 하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그땐 어른들이 다 같이 소파에 앉아 음악회를 관전한다. 그리고 시작할 때는 벽에 태극기도 만들어 붙여 국민의례부터 한다.

한편 가족 중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있으면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식탁까지 축하 메시지를 담은 그림으로 가득 채운다고 한다. 이때 아이들은 용돈으로 음료수 하나, 과자 하나, 그리고 작은 선물 하나를 사와 정성껏 파티를 준비한다. 이런 작은 이벤트들 속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 늘 행복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3년 반 전에 갑자기 박 집사가 실직의 시련을 겪게 된 것이었다. 갑자기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 당황할 때 김 집사는 “기도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고 회상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기도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기도 후 시련은 커녕 오히려 하나님께서 사업에 문을 열어 주시고 모든 일들이 술술 풀려가는 것을 체험하게 됐다. 박 집사가 자동차부품 도매업을 하고 있었는데, 2년 전엔 사업 확장의 기회가 생겨 준비하던 중 갑자기 일이 막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카센터를 차리게 되었다.

처음엔 “괜한 짓을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업이 안 되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원래 자동차 튜닝 쪽에서 오랫동안 유통일을 해오던 터라 어느새 자동차 동호회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고, 동호회에서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오게 되었다. 또 근처 사람들도 하나 둘 찾기 시작하더니 이젠 한번 온 사람들이 단골이 되고 또 소개를 해 주어 이젠 불경기 가운데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박 집사는 “우리에게 계획이 있었지만 항상 주님의 계획이 우리의 것보다 더 좋았다”며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건 어쩌면 자신의 책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불교 집안에서 기독교 집안으로 장가 온 박 집사는 항상 더 좋은 것으로 먹여주시는 주님을 의지하고 나아간다고 힘주어 간증했다. 주님을 만난 후 불행보다 더 많은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간증하는 그의 인생 스토리가 가정의 달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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