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회의 선열들이 세운 신앙 전통

초기 성결교회는 직접전도인 노방전도로 부흥
초교파주의에서 교파주의로 변화, 열기 식어

 정빈과 김상준이「성결교회」를 세우고 전도를 시작할 때, 이들은「두 가지 전도원칙」을 세우셨다. 하나는「새로운 교단을 만들려고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직 자신들이 받은 바 신앙체험을 아직도 복음을 모르고 있는 동족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과 또 하나는「직접적인 전도」곧「노방전도」였다. 「노방 전도」는 당시로서는 대담한 방법이었다. 교육기관이나 봉사기관을 통한「간접 전도방법」이 아니라 복음 그 자체를 직접 불신자에게 전하는「직접전도」였다. 이들의 이런「직접전도」는 정부나, 어떤 집단도 방해하거나 금지시킬 수 없었다.

 초기에「노방 전도」를 하던 믿음과 뜨거웠던 열기가 오늘날「성결교회」에서는 어디로 갔는가? 손뼉을 치는 일이 그렇게도 부끄러운 일인가? 창피한 것인가? 아니다. 손뼉은 우리 몸에 붙어 있는「원초적인 악기」인 것이다. 손뼉을 치고, 안치는데서 우리의 사기는 살았다 죽었다 하기도 한다. 문상희 박사가「성결교회」에서 아는 것은 어릴 때에 함흥 산수정에 있는「성결교회」였다고 하셨다. 얼마나 뜨겁게 손뼉을 쳤는지 모른다고 했다.

 문상희 박사 친구의 아버지가 그 교회에 나셨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그 교회를 가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새벽기도회」도 그렇게 뜨거운 찬송과 기도를 하는 그런 교회였다고 소개하셨다. 「성결교회」는 60년대로 들어서면서 부터 근대화 물결 영향때문인지「초교파중의 복음전파 운동」에서「교파주의」교단으로 변해 버렸다고 지적하셨다. 이것은 반성해 필요가 있다.

 필자는 어린 시절 9세에 처음으로 교회당을 출입했다. 1954년 가을이라고 기억된다. 처음 교회를 출입하면서부터 주일학교(지금의 어린이 교회학교)에만 다니지 않았다. 장년부인 어른들이 드리는 저녁예배까지 열심히 참석했다. 어린 나이에 얼마나 믿음이 좋았으면 저녁예배까지 참석했을까?고 기특하게 생각되겠지만 그 때 필자는 믿음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믿음이 좋아서 저녁예배에 참석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무엇때문에 저녁예배까지 열심히 참석했는지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찬송을 부를 때마다 열광적으로 박수치면서 뜨겁게 찬송을 부르는 것이 그저 신나고 즐거웠기 때문이었다. 박수치면서 찬송을 부른 것이 신나고 즐거운 일로 느끼게 된 것은 오직 성령의 역사였을 것이라고 믿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인가 정확하게 집어낼 수는 없지만 이런 열기가 갑자기 사라지고 말았다. 성결교회는 초교파주의에서 교파주의로 변화되어 가면서 뜨거웠던 신앙이 점점 변질되어 갔다. 이와 같은 현상이 필자의 주관적인 주장보다는 객관적인 증명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문상희 박사의 연구 사례를 객관적 사실로 제시한 것이다.

 둘째는 성결운동이 변화되었다. 오늘의「성결교회」는“성결에 대한 체험”이 퇴색되거나 약화되었다. 1974년 헌법 개정 이전의 지도원리 여섯번 째에는“우리는 신앙을 건전한 지(知)와 성결한 정(情)과 견실한 의지(意志)에 기초하여 계발적으로 지도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개정 헌법에서는“지정의가 겸비한 인격으로 성장하게 하며 성결의 체험을 받도록 지도한다”로 규정했다. 이와 같은 규정의 변화는 성결의 체험에 대한 시각이나 영성에 대한 수준이 상당히 후퇴되거나 약화된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헌법 개정 이전의‘성결’은 이미 신자가‘성결’의 은혜를 체험하여 사람의 인격을 상징하는‘지정의’중 이미 성결한 상태에서‘정’을 이루고 있는데 비하여 개정 헌법에서는‘성결’과 관계없이‘지정의’중‘정’에 대하여 성결 체험과는 상관없이 일반적인‘정’을 말하면서“앞으로‘성결’을 체험하도록 지도한다”고 명시하므로 성결 체험에 대한 신자들의 영성이 상당히 후퇴되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헌법 조항은 성결교회가 교파주의로 발전하면서 점점 세속화되어 영성이 퇴색되어 가는 징조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성결에 대한 헌법 규정에 대한 변화는 교단을 이끌어가는 정치 지도자들의‘성결’에 대한 영적인 수준의 변화를 짐작하게 하는 규정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헌법 규정에서「성결」에 대한 변화는 신앙체험보다는 정치적 논리가 우선하였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교회지도자들이 정치에 눈이 열리기 시작하므로부터「성결성」은 점점 희박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파벌주의, 줄서기같은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고, 결국은 교단 분열의 고통을 가져오게 되었다. 매년 총회를 전후하여 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마다 말로는「성결성 회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금전을 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성결성 회복」은 오직 구호일 뿐이며, 교단의 정치나 행정이나 교회 강단에서의 전파되는 메시지는「성결」과는 먼거리에 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오직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야 한다는 웰빙에 관한 메시지를 주로 선포하고 있는 경향이며「성결성 회복」은 오직 소수에 의해서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셋째는 신앙태도가 변화되었다.「 성결교회」는 예배의 분위기가 상당히 점잖아졌다. 기도를 많이 하던 영적인 것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다른 말로 하면 성결교회의 이와 같은 예배 분위기의 변화는 교인들이 중산층으로 이동함에 따라 온 사회 심리학적 변화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하류층의 뜨거운 신앙태도 속에서도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중산층의 신앙이 냉냉하게 식어가는데 문제가 있다. 주일만 크리스챤이 되어 가는 서글픈 신앙의 증상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넷째는 신유운동이 변화되었다. 초기 성결교회의 그렇게도 뜨거웠던「신유의 능력」과「재림의 뜨거운 희망」이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묻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오늘 한국 기독교계 신흥종교들은 거의 빗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재림」이라는 고리만 쥐고 있지, 「재림」에 대하여 아무런 관심이 없다. 그래서 지성적인 불신자들은 교회에서 강조하고 있는「하나님의 나라」, 곧「천국」은 허구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나님의 나라가 그렇게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면 왜 그리도 관심이 없으며,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하여 성경에서 지적하고 있는 대로 행동으로 준비하고 있지 않는가? 고 반문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무엇이라고 비판하고 부정하든 관계없이「예수님의 재림」은「기독교의 희망」이다. 재림 신앙은「기독교의 철학」이다. 예수께서 재림할 때에 지상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성서적 근본신앙이다. 우리의 긍극적 희망이 여기에 달려 있다.

 재림을 포기하는 것은 기독교의 궁극적인 희망을 포기한다는 말이다. 희망이 없는 신앙, 희망이 없는 교회는 발전할 수가 없다. 희망이 없는 사람에게는 용기나 힘이 있을 수 없다. 희망이 있는 곳에 기쁨이 있다. 신흥종교들이 재림운동을 한다는 사실이 기성교회에 대하여 무엇을 말해 주고 있는가? 기성교회들이 재림을 포기 했기 때문에 그네들만이라도 재림운동을 해야 겠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유도 마찬가지이다.

 계절이나 기후나 환경의 변화에 따라 거기에 알맞게 옷은 갈아 입어야 한다. 그래야 정상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든지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성결교회의 선열들이 세워놓은 신앙의 전통은 지켜나가야만 한다. 그래야만 특별히 성결교회에게만 주신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온전히 이루어 드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목사 우창준 / 신학박사
연희제일교회 담임목사
총회 헌법연구위원회 위원장
서울신대 대학평위원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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