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곤 목사(한국교회순교자유족회 대표)

초기 한국교회 선교사 가운데는, 본인이 순교하진 않았지만 본인의 생명 같은 가족을 질병으로 잃은 선교사들이 많다. 질병을 얻었을 때 의료기관이 있는 도시로만 옳겼어도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존 로스는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신학교에서 수학한 후, 1872년 목사 안수를 받고 스튜아트(M.A.Stewart)와 결혼하였다. 그리고 그해 가을 중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어 산동과 심양에서 사역하였다. 첫 부인은 1873년 첫 아이를 낳다가 소천 했다. 1881년 로스목사는 맥패디언과 재혼하였고, 12월에 두 번째 부인이 낳은 첫아들인 휴(Hugh)가 죽었고 1884년도에는 둘째 아들인 핀드레(Findlay)가 죽었다. 이처럼 8명의 아이들이 출생했으나 그중 넷만 성장해서 성인이 되었다. 로스는 선교를 위해 5명의 가족의 생명을 바친 산 순교자였다.

로스는 1874년 10월에 한국과의 접촉을 위해 ‘고려문’에 가게 된다. 그는 한국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하며, 한글로 쓰인 성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고려문’에 여행을 떠난 것은 강화도 조약으로 인해 한국의 문호개방이 실행된 후인 1876년 4월이다. 로스는 이 여행에서 이응찬을 만나 그에게 한국말을 배운다. 그리고 이응찬과 김양선은 로스 목사와 맥킨타이어 목사에게 세례를 받았다. 한국 개신교의 첫 세례인 것이다.

로스의 첫 저서는 Mandarin Primer라는 선교사들을 위한 중국어 교본이고 두 번째 저서 '조선어 교재'('Corean Primer')는 1877년에 발행됐다. 1879년 로스는 안식년 기간에 4복음서, 사도행전 및 로마서의 번역 원고를 가지고 김양선, 이응찬, 김진기, 서상륜, 백홍준 등과 함께 성경번역 원고를 수정했다. 로스의 번역에 한 가지 문제점은 한국 역사를 중국인의 입장에서 본 것이다. 그러나 당시 조선에 대한 자료가 없었으므로 중국 역사의 자료를 사용해야 했다. 로스는 저술을 많이 했다. 그는 동양 역사에 관한 책 '中國의 廣大'('The Extent of China'), '중국의 민족'('China's People'), '중국인의 교육'('Chinese Education')이란 책을 저술했다. 로스는 중국 성경을 번역하여 1882년에 조선어로 된 누가복음서와 요한복음서를 각각 3,000권씩 출판하였으나 같은 해에 또다시 5,000권을 각각 출판했다. 1884년 말에는, 요한복음서 5,000권과, 마태복음서 5,000권을 출판하였다. 동시에 마가복음서와 로마서, 고린도전후서가 인쇄 중이고, 갈라디아서와 에베소서의 번역을 다시 교정하고 있었다. 1884년에 로스목사는 75명에게 세례를 주었고, 1885년에는 104명에게 세례를 주었으며, 그 외에도 조선인 100명에게 세례를 주었다.

존 로스는 10년의 産苦(산고) 끝에 1887년 최초로 중국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신약성경 『예수셩교젼셔』을 출판했다. 그는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한글 문법책과 한글 역사책을 펴내기도 했다. 그가 출판한 신약성경과 쪽 복음은, 1884년 9월에 정식으로 들어온 알렌과 1885년 4월 5일에 들어온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선교사역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고, 조선 선교에 기초석이 되었다. 존 로스는 조선인을 자기 가족보다 더 사랑했던, 우리가 따라가야 할 산 순교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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