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밥 피얼스와 엘마의 사회복지사업

엘마 길보른은 고아원과 나환자촌만이 아니라 전쟁 고아의 입양에도 관련해서 일했다. 1955년 피얼스는 미국 오레곤의 한 동네에서 한국전쟁 고아의 비참함을 설명하고 후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이 집회에 하리 홀트(Harry Holt)부부가 참석하였다. 이들은 고아들을 위한 가장 좋은 대책은 그들에게 가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일을 위해서 한국에 왔다. 그는 한국에 와서 피얼스의 소개로 엘마 길보른을 찾았다. 피얼스는 두 달 동안 엘마의 집에서 머물렀다. 피얼스는 이 기간 동안에 12명의 영아들을 데려다가 직접 기저귀를 갈면서 아이들을 보살폈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입양을 허락하지 않았다. 홀트는 미국정부를 설득해서 결국 입양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었다. 하지만 또 다른 장애가 있었다. 그것은 한국정부가 생후 3개월 후에야 입양을 가능하도록 법을 만들었고, 입양하는 아이들도 미국생활에 미국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엘마는 홀트와 상의하여 이것을 위한 시설을 지었다. 홀트는 재정을 담당하였고, 엘마는 건축을 감독하였다.

우리는 이상에서 엘마 길보른의 성장과정과 선교사 준비과정을 살펴본 다음에 그가 한국에 와서 한국전쟁 이후 한국교회와 사회의 재건 사업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를 살펴보았다.

먼저 우리는 그의 성장과 선교사 준비과정을 통해서 다음 몇 가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첫째, 엘마 길보른은 매우 도전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고분고분하게 잘 순종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의 주관이 분명했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했다. 그의 자서전 제목대로 그는 “독불장군”이었다. 이 점에서 그는 동양선교회 본부와도 마찰을 빚었다. 둘째로 엘마는 동양선교회에 대한 소속감이 분명하면서도 이전 세대와는 다른 선교사 2세대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하나님의 성서학원이 아닌 애즈베리대학과 신학교에서 공부했고, 필그림성결교회가 아닌 감리교의 목사가 되었다. 이런 새로운 변화는 그가 한국에서 사역하면서 이명직 목사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고 본다. 셋째로 엘마는 전통적인 신앙의 수호보다는 사업에 더 큰 관심이 있다는 점이다. 엘마는 차분이 앉아서 공부하는 성격이 아니라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종교체험도 영적인 깊은 체험이 아니라 선교사로서의 헌신이었다. 이 모든 것은 엘마 길보른이 이전 시대와는 다른 방법으로 선교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다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엘마 길보른을 중심으로 하는 동양선교회 사역에 대해서 다음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 해방 이후 동양선교회와 한국성결교회는 상호 간의 필요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한국성결교회는 오랫동안 자치적으로 활동했고, 동양선교회도 한국교회의 자치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둘째, 동양선교회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된 것은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한국교회의 상황이 너무나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양선교회는 한국교회의 자급과 복구에 힘을 썼고, 그 결과 동양선교회와 한국성결교회는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었다. 셋째, 동양선교회는 개교회와 교단운영은 한국인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신학교와 특수선교에 집중하기를 원했다. 따라서 동양선교회는 교단은 한국인들에게 맡기고 신학교는 본인들이 장악하기 시작하였다. 넷째, 한국전쟁 이후 동양선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구제 사업이었고, 이것은 엘마 길보른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해방 이후 한국성결교회의 재건은 이같은 엘마 길보른의 구제사업에 힘입은 바 많으며, 한국성결교회는 엘마 길보른을 통해서 WRC, 월드 비전과 같은 국제 구호단체와 손을 잡고 활동할 수 있었다. 다섯째, 해방 이후 동양선교회의 한국사역은 한국에서 사역한 선교사들의 후예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길보른 형제도 헤인스 형제도 한국에서 사역한 선교사 2세들인 것이다. 여섯째, 해방 이후 동양선교회의 한국사역은 단순한 복음전도만이 아니라 공산주의를 막아야 한다는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사명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공은 동양선교회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이며, 이것은 동양선교회 선교사들이 중국의 공산주의자들로부터 추방된 역사적인 경험과도 관계가 있다. 이같은 엘마와 동양선교회의 사역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성결교회와 한국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성결교회는동양선교회의 도움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으며, 한국사회 역시 이들의 도움으로 당시 국가가 제공하지 못했단 각종 구호를 받을 수 있었다.

엘마 길보른의 사역은 이승만 시대를 넘어서서 계속 박정희 시대에도 지속된다. 그의 구호사업은 전통적인 직접전도 원칙과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엘마와 동양선교회 사역인 이후에도 한국성결교회와 한국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엘마와 동양선교회가 60년대의 성결교회의 분열과 합동, 서울신대의 운영, 특수선도 사업, 그리고 박정희 정부와 함께하는 여러 사회 사업 등은 앞으로 계속 연구할 주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