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사(기성 예수기쁨교회) |
교단 총회는 각 교단의 최고 의결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회장이나 감독회장도 이때 결정됩니다. 교단의 정책이나 중요 사안에 대한 결론도 총회에서 확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단에 속한 목사님들이나 장로님들 모두가 이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결교단의 경우 지방회가 있고 지방회에서 대의원을 파송하고 그 대의원들이 모여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총회는 사실 다음 해에 총회장이 되는 부총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토론들이 이때 이루어지며 가장 많은 관심이 이때 주어집니다. 때로는 경쟁이 너무 과열되어 다툼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 앙금이 오래도록 남아 교단 통합에 장애물이 되기도 합니다. 교단의 총회장을 뽑는 시간이니 중요하기는 합니다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사실 1년 직 총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려고 해도 시간적인 한계가 있고 교단 개혁을 하려고 해도 시간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임기 초기에 거창하게 구호를 외치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없이 한 해를 마감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니 총회에서는 누가 총회장이 되느냐로 너무 열 올리기보다는 교단의 미래를 위해 발전적인 제안을 하고 그 제안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하고 결정한 후 그 분야에 가장 적절하다 싶은 인물들을 세워 일을 진행해 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대의원 파송 제도를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60대의 목사님들이 대부분이고 그중에 50대가 소수 섞여 있는 차원이 아니라 골고루 섞이게 할 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다양하게 참여하여 소신껏 발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나노,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사물인터넷, 우주 개발, 챗지피티, 빅 데이터, 드론 등등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세상이 급변하는 동안 교회는 수많은 위기를 접하고 있습니다. 교회학교의 몰락, 청년들의 교회 이탈, 온라인 예배자들의 증가, 농어촌교회나 작은 교회들의 폐쇄, 재정적인 적자의 증가, 신학교 지원자의 감소, 영성의 하락 등 하나같이 큰 문제들입니다.
그런데 교단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그런 중요 사안들에 대해 집중하기보다 총회장(부총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전력을 다한다는 느낌을 받으니 여러모로 속상한 마음입니다. 교단 최고의 권위를 가진 총회답게 정말 중요한 사안들에 목숨 건다면 얼마나 유익할까요?
혹시 제가 총회 대의원에 관심이 있는가 하고 오해하실 분이 있을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저는 제가 속한 지방회에서도 자리 욕심을 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 것들은 저보다 역량있는 분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교단에 속한 사람으로서 교단에 대한 사랑으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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