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나타나시는 하나님은 우리와 교제하며 소통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수행성을 지녀 하나님이 말씀하신 바를 우리들의 삶에서 이뤄가신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반응하며 응답하는 신자들을 하나님의 언어행위(말씀)에 초청함으로써 신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참여하게 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할 때 하나님의 통치가 우리 삶에 이뤄진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능력 안에서 사는 삶, 말씀이신 하나님이 우리 삶에 실재가 되는 삶, 하나님을 날마다 경험하고 체험하는 삶이다.

말씀이신 하나님이 나타나(계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은 경이롭고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그리스도인이라면 이러한 일들은 일상의 삶에서 매일 일어나야 하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삶이다. 문제는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삶에서 말씀이신 하나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 그럴까? 하나님은 언제나 성경, 말씀을 통해 자신을 훤히 보이시고 나타내시며 우리와 대화(의사소통)하며 교제하기를 원하시는데 말이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기 위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오랜 시간 기도하며 하나님을 찾는다. 물론 당연히 이러한 신앙적 열정과 갈망, 엎드림과 기다림, 비움과 채움, 노력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의 통치와 임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하나님은 늘 말씀으로 자신을 계시하시는데 말이다.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느끼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하나님의 마음과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일 것이다. 밴후저(Vanhoozer)는 하나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 뜻을 제대로 이해하고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바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님의 의도를 제대로 알아 신자가 그 말씀에 올바르게 응답하는 것까지가 해석이라는 것이다. 의도에는 말하는 이의 마음과 뜻, 목적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 하나님 말씀의 의도를 알아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성서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이며 하나님과 교제하고 소통하는 것이 하나님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약속, 경고, 권면, 명령, 책망, 선포하신다. 말을 하는 양식은 다르지만, 의도는 같다. 예를 들어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내 집이 구원받으리라(행16:31)”는 약속의 말씀이다. 반면, “주 예수를 믿지 않으면 멸망하리라(요 3:16)”는 경고의 말씀이다. 듣는이에 따라 하나님의 약속, 경고의 말씀은 누군가에게는 힘과 위로, 희망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좌절, 공포, 부담, 놀람이 된다. 그래서 똑같은 말씀이지만 듣는 이에 따라 말씀은 다르게 작용하고 다르게 받아들여져 적용된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도는 약속이든 경고이든 같다. 왜 그럴까? 하나님은 의도는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함이지 심판하여 멸망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요 3:16).” 하나님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가 모두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구원받기를 원하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계시하시고 말 걸어오시고 그분의 언어행위에 우리를 초대하신다. 그 하나님은 우리의 내세의 구원만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삶에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 오늘,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문제는 우리가 하나님의 의도와 마음을 알아 바르게 응답하는 것이다. 말씀이신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지금 여기, 우리와 함께하신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사4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