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표 목사 (군산중동교회)

10. 前 신시도교회 김동일 담임목사(군산삼성교회)

추명순 전도사님을 추억하며

군산시 서남쪽 약 50km에 고군산군도가 있다. 선유도를 비롯하여 야미도, 신시도, 무녀도, 장자도, 관리도, 방축도, 명도, 말도가 있다. 아홉 개의 섬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고 해서 열도(列島) 라고도 한다. 지금은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신시도까지는 육지가 되었고,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는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명도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의 교회이며, 나머지 여덟 개 교회는 우리 교단 소속이다.

고군산열도에 교회가 세워진 것은 고 추명순 전도사님의 헌신적인 사역 때문이다. 전도사님은 당시 배로만 다니는 어려운 교통 상황에서 여러 섬에 다니며 복음을 전했다. 전남 신안에 문준경 전도사님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전북에 추명순 전도사님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볼 수 있다. 그리고 여덟 개 교회가 우리 교단의 교회가 되도록 후원하고, 전도사님의 사역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 분이 계시는데, 군산중동교회의 사역하셨던 김용은 목사님이시다. 김용은 목사님은 고군산열도의 섬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당시 네 시간 이상 걸리는 배를 타고 다니며 섬기셨으며, 섬 교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지속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내가 추명순 전도사님을 만나게 된 것은 당시 전도사님이 시무하셨던 말도교회 담임전도사였던 이덕성 전도사님을 만나게 된 순간부터다. 당시 고군산 섬 교회는 20대, 30대의 젊은 전도사님들이 있었다. 우리 교단에서 단독 목회를 해야만 목사 안수를 받게 된 때가 있었다.

젊고 신실한 사역자들이 단독 목회를 하기 위해 이곳 고군산 섬 교회에까지 오게 되었다. 물론 오직 사명 때문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나는 목회를 배우고자 중동교회 전도사로 사역하였는데, 섬 교회 동역자들을 만날 때마다 미안한 생각과 더불어 섬 사역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갖게 되었다. 이런 마음은 중동교회 부목사를 마치고, 신시도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전도사님들이 군산으로 나오면 마땅히 기거할 데가 없어서 여관에 머물게 되었다. 경비 문데로 큰 방을 얻어 8개 교회 사역자들이 한 방에서 생활했다. 취침할 때는 가방을 사이에 두고 한 가정이 붙어서 잤다. 모두 한 가족처럼 지냈다. 재미없는 에피소드이며 추억이다. 나는 섬 사역자들이 군산으로 나올 때 간식을 들고 가서 함께 지내곤 했다. 이런 만남은 나와 섬 교회 사역자들과 아름다운 동역의 관계를 이루어 주셨다. 그리고 결혼하지 않은 말도교회 이덕성 전도사님(서울 덕양교회 담임목사)은 내가 머무는 사택에서 함께 지내곤 하였다. 군산에 나왔을 때나, 타지에서 섬으로 들어갈 때 아침 일찍 배가 출발하기에 전날 군산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는데, 보통 여관에서 보내야 했다. 나를 알고부터는 내가 머무는 사택에서 함께 지내게 됐다. 이덕성 전도사님과의 친분은 당시 말도교회에 함께 사역하셨던 추명순 전도사님과 만남을 갖게 하였다.

내가 군산중동교회 부목사 시절 추명순 전도사님이 우리 사택에서 하룻밤 주무시게 되었다. 그때 전도사님께서 방언으로 기도해 주시면서 통변을 해주셨다. 나는 전도사님께서 통변할 때 받아 적었다. 지금 기억으로 A4용지로 3페이지 정도 된 것 같았다. 상당한 분량이었다. 주로 사역과 가정생활, 미래에 쓰임 받을 복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특별한 내용, 신비한 것은 없었지만, 통변 자체가 신령하게 보였다. 전도사님은 다른 가정을 방문하게 될 때도 항상 통변 기도를 하셨다. 통변에 대해 여러 신학적인 입장이 있겠으나, 전도사님의 통변은 너무도 확신이 있었고, 성령으로 충만한 기도였다. 그리고 전도사님의 눈동자를 보면 아주 살아있는 눈빛이었다. 총명과 지혜가 번쩍번쩍 빛나 보였다. 말씀하시는 것도 아주 지혜로웠고, 분별과 통찰이 뛰어난 말씀을 하셨다. 보면 볼수록, 대하면 대할수록 보통 분이 아니란 것도 느꼈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바라보듯 전도사님을 대할 때도 그렇게 하게 되었다. 그리고 불의에 대해서는 아주 단호하게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당시 이덕성 전도사님이 잘못할 때는 불호령이 내렸다고 한다. 옷차림은 하얀색이나 회색 계통의 한복을 입으셨던 것 같다. <다음호에 계속>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