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환 목사(예수비전성결교회)

이번 필리핀 목회자 세미나는 여러모로 감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첫째로 태풍이 온 상태로 세미나가 진행되었는데 엄청나게 비가 쏟아지는데도 목회자들이 아침 일찍 선교센터에 와서 말씀을 배웠다는 점입니다. 목회자들의 형편이 어렵기 때문에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먼 거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옵니다. 비가 쏟아지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센터에 도착하는 목회자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둘째로 성동관 선교사님이 감격해하며 말씀해 주신 것인데 목회자들이 집중해서 말씀을 배웠다는 점입니다. 이전에 세미나가 진행될 때는 스마트폰을 보기도 하고 옆 사람과 수군거리기도 하고 다른 행동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 눈에도 목회자들이 온 힘을 다해 말씀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셋째로 세미나 이후에도 감격적인 소식이 들려왔다는 점입니다. 한 노회장 목사님은 노회에 속한 목회자들을 데리고 참석하였는데 전체 인원의 3분의 1정도입니다. 그런데 비바람을 뚫고 돌아간 후 다 함께 모여 철야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 철야기도는 아침 10시까지 진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성 선교사님이 노회장 목사님의 카톡 내용을 캡처해서 제게 보내주셨는데 선교사님 스스로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 하셨습니다.

넷째로 저와 함께 필리핀에 간 예수비전성결교회 성도들이 기쁨으로 사역에 동참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저를 따라 가는 것은 놀러가는 게 아닙니다. 많은 목사님들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고 식사 후 설거지도 해야 합니다. 침을 놓아주기도 하고 미용 봉사를 하기도 합니다. 또 지역에 흩어져 전도합니다. 한번은 꽤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왔고 그 아이들에게 전도해서 교회에 오기로 약속도 받았습니다.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하느라고 피곤할 만도 한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얼마나 열심히, 그리고 기쁘게 역할들을 감당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 귀했습니다.

다섯째로 식사를 마련한 주방에서 식사하시는 공간까지 거리가 떨어져 있었는데 식사를 운반하는 시간에 비가 멎었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라 계속 그랬습니다. 사실 비가 많이 쏟아지면 우산을 쓴 채 음식을 들고 운반하는 게 큰 문제가 됐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타이밍에만 비가 그치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섯째로 필리핀 하베스트 선교센터의 예배당 리모델링이 잘 됐다는 점입니다. 지난번 목회자 세미나를 인도했을 때 천장을 보니 엉망진창이었습니다. 비가 내리면 시끄러워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교회에 돌아와서 성도들에게 우리가 예배당 리모델링을 해주자고 했더니 성도들이 움직여주었고 공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리모델링 공사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번 필리핀 목회자 세미나는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저와 성도들 모두가 모일 때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뿌려진 말씀이 싹이 돋고 자라서 열매 맺도록 기도하였습니다.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상으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저는 해외여행을 좋게 생각합니다. 보다 넓은 세계를 보고 경험하는 것은 사람의 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교 사역은 신나게 즐기는 것보다 일을 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이니 훨씬 더 값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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