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1월 초부터 진료 개선 정책으로 전공의 수를 늘리기 위해 발표한 2024년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한 건이 의료계의 반발로 100일이 지나도 수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 상태이다. 양쪽이 극한 대립 양상이 유지되고 있다. 그로 인해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사표를 제출하고, 의대 휴학생들이 늘고 있어 전국적으로 의료공백 비상사태가 야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료계 측에서 국가 정책의 주요 대상인 의료계와 구체적인 논의도 없이 정부가 국민 여론에 의거, 의대생 수를 일방적으로 증원하려는 정책을 발표하고 따르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 수를 늘리게 되면 우선 의료 장비와 각 학교의 교실 그리고 교수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한데, 대책도 미흡해 정부가 앞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료계의 반발이다.

지난해 7월에는 보건의료노조가 중심이 되어 의료공백 비상 대책으로 ‘의료인력 확충’에 대한 총파업을 하겠다며 전국 병원의 간병인 4만 5천여 명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파업 집회를 서울에서 열기도 했다. 이때에도 전국에서 의료공백을 맞이하여 치료 대기 중인, 수많은 환자가 고통을 당하고 일부 환자들이 목숨을 달리했다. 당시에도 전국 보건의료노조원 8만 5천여 명 가운데 75.4%가 파업을 찬성하여 결의했고, 의료공백에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보건의료노조원 92%가 파업을 지지하며, 근무 개선책으로 7대 요구사항을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간호사와 환자 담당 비율 1대5, 직종별 인력 기준 마련, 의사 인력 확충,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코로나-19 영웅에게 정당한 보상,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기 등이었다. 그러면서도 노조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부서의 필수인원을 배치하여 국민의 생명 보호에는 등안 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의대 입학생 증원 문제는 국민이 부족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대도시를 비롯한 인구 밀집 지역을 제외하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없어 농어촌 소도시에는 환자 치료가 어렵다. 정부의 정책이 수립되어 시행될 때는 업무 당사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정당한 정책이라 할지라도 당사들과 의견 소통은 물론 논제에 대한 충분한 협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독단적으로 강행했기에 더욱 필요한 세부적인 요구사항을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제라도 정부는 국민의 생명 안전을 위해서 의료계의 조건인 협의체 구성과 의료 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고, 의대생 모집 정원의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논제로 올려놓게 되면 정부의 정책이 이해될 때 합의사항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의료계에 종사하는 대형 종합병원 전문의들과 각 대학교 의학과 교수들은 국민의 건강이 담보되는 정책에는 과감하게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계를 신뢰할 수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료 정책을 지속해서 고집한다면 의료계 전문의 수만 명이 사표를 제출하고, 의대생 수만 명이 수업 거부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로 인해 사회적 혼란과 의료공백 사태가 올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위험 부담이 있음에도 정부가 국민 담보 의료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정부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그 결과, 고통의 몫은 환자들에게 돌아가며, 국민의 원성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다.

작금에 이르러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경제 상황이 매우 나빠지고, 기후변화와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화산 폭발, 지진 등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여 국민의 불안 심리를 안정시켜야 함에도 그렇게 추진 하기는커녕 매일 뉴스에 정치적인 다툼이나 이권 싸움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 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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