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목사(수정교회)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게 된 과정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고향 땅을 떠나 하나님 말씀을 따라왔지만, 그의 삶이 더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의 삶을 뿌리를 내릴 만한 땅이 주어진 것도 아니고 미래의 소망을 둘 자손이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나그네처럼 떠돌아다니고 있었고, 자식 소식은 요원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거하고 있는 땅에서 큰 기근을 만납니다. 생존의 위협을 느낄만한 큰 기근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큰마음을 먹고 애굽으로 이민을 시도하기까지 합니다. 소문으로만 듣던 풍요의 땅 애굽에 갔지만, 그는 거기에서 가족을 잃을 뻔 한 고통을 겪습니다. 그의 아내 리브가를 바로 왕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강권적인 개입으로 아내를 되찾았고 오히려 함께 큰 재물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음성 따라 다시 떠나온 땅으로 복귀했습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기근을 피해 애굽으로 가서 큰 재물을 얻고 돌아오게 된 셈입니다. 달리 보면 전화위복이라고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늘어난 재물이 그에게 또다시 부메랑이 되어 찾아옵니다. 그의 종들과 조카 롯의 종들 사이에서 다툼이 생긴 것입니다. 땅은 한정되어 있는데 양떼가 많아지다 보니 늘 부딪힙니다. 결국 그는 롯과 함께 사는 것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고향을 떠날 때 아들 대신으로 생각하고 데려온 조카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믿음의 사람으로 키우시기 위해 여러 종류의 연단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기근도 주시고, 이민생활도, 상실의 아픔도 주셨고, 이제는 인간적으로 의지하던 관계도 정리하게 하십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도록 일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게 롯을 떠나보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 세 가지 메시지를 주십니다.

먼저 ‘눈을 들어’ 보라고 하십니다. 지금껏 땅 위의 것을 바라보느라 그는 지쳤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살던 땅을 떠나기도 하고, 멀리 풍요한 땅을 바라보고 떠나기도 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의지하고 살기도 했습니다. 후손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느라고 정작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데 소홀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너는 눈을 들어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발붙이고 사는 땅이 아니라 하나님 계신 곳을 보는 영적인 개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주시는 데 ‘너 있는 곳에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을 듣고 행할 구체적인 자리는 바로 내가 서 있는 그 자리라는 말입니다. 그는 좋은 땅, 평안한 곳, 풍요한 장소를 찾아 헤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눈을 들게 하신 후 진짜 복이 시작되는 땅은 내 눈에 좋아 보이는 땅이 아니라 단순하게 네가 서 있는 그 땅임을 말씀하셨습니다. 바로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땅, 그가 말씀하시는 곳이면 거기가 어떤 땅이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님은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눈으로 보는 모든 땅을 그에게 주시리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뿐 아니라 그의 자손에게 주시겠다고 확언하셨습니다. 그는 어떤 자식도 얻을 수 없어 포기할 지경이었는데 하나님은 그 자녀와 자손들에게 주실 복을 이미 예비해 두셨습니다. 주실 땅도 준비해 두셨습니다. 그 분량은 적은 것이 아닙니다. 네가 보는 모든 땅입니다. 하나님은 여러 연단 과정을 거치며 그의 믿음의 그릇을 키워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는 사람, 그의 음성을 듣는 사람, 있는 그 자리에서 실천하는 사람,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는 사람으로 빚어주십니다. 우리도 영적인 눈을 떠서 주님의 음성을 듣고 믿음을 소유하여 그가 세우신 계획 가운데 복되게 쓰임 받으시기 바랍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